![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04/20250204172726430516.jpg)
일본의 지난해 취업자 수가 조사를 실시한 1953년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인력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간병 및 건설 현장 등에선 만성적 인력난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관련 분야의 외국인 채용도 집계 개시 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총무성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취업자 수는 6781만명으로 전년 대비 34만명 증가했다. 일본에서 취업자는 2013년 이후 여성과 노인을 중심으로 증가해 오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줄어든 뒤 다시 늘고 있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 즉 일하고 있거나 일시 휴직 중인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취업률’은 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61.7%로 늘었다. 취업자에 구직자를 더한 ‘노동력 인구’도 지난해 6957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여성과 고령자의 취업이 확대되고 있지만 전체 노동 시장에서의 노동력 부족 현상은 여전히 문제로 드러났다. 특히 간병, 건설 등 분야는 여전히 심각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여성 및 고령자 취업 확대로 인한 취업자 증가만으로는 노동 시장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쓰비시 UFJ 리서치앤컨설팅의 후지타 슌페이 부연구원은 “구인과 구직자 간 불일치가 일어나고 있다”며 “여성과 고령자는 근무 시간이 짧아 예상보다 노동력 확보로 연결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들이 느끼는 인력 부족 문제는 상당한 수준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집계한 2024년 12월 ‘전국기업 단기경제관측조사’에 따르면 고용이 ‘과잉’이라고 답한 기업의 비율에서 ‘부족’을 뺀 고용인원 판단지수는 전체 산업에서 ‘마이너스 36’이었다. 고용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기업이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이다. 장래 전망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41’로 고용 부족 상황이 심각해질 것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들 중에는 비정규직 처우를 정규직과 동등하게 하거나 젊은 인재 확보를 위해 초봉 월 30만엔(약 280만원) 이상을 제시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일본 유통 대기업 ‘이온’은 그룹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에 대해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과 동등하게 처우하는 제도를 확대 중이다. 슈퍼마켓 체인 ‘라이프’도 비슷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스포츠전문 브랜드 ‘아식스’는 2025년 4월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의 초봉을 2024년부터 2만5000엔(약 23만5000원) 인상한 30만엔으로 정했다. 종합 부동산업체 ‘다이와하우스공업’과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 등도 30만엔 이상의 초봉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일손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외국인 채용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4년 10월 말 기준 일본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수는 230만2587명으로 전년 대비 25만3912명(12.4%) 늘어났다. 전체 외국인 근로자 수와 증가폭 모두 2008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였다.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57만708명으로 전체 외국인 근로자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 필리핀 등의 순이었고 한국은 7만5003명으로 8번째였다.
산업 분야별로 보면 요양, 간병 등 의료·복지 분야의 인력 증가율이 28.1%로 가장 높았고, 건설업 22.7%, 숙박 및 음식 등 서비스업이 16.9%로 뒤를 이었다.
일본에선 저출산·고령화의 진전으로 15세 이상 인구가 2010년대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노동연구기관의 추산에 따르면 2040년 시점의 취업자 수는 현재보다 약 1000만명 줄어든 5768만명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지금부터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생산성을 향상시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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