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현실화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미국의 보편 관세 부과로 수출이 감소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양자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한국을 포함해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국이 맞대응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한국 수출은 최대 448억 달러 줄어들 수 있다.
특히 K-푸드로 글로벌 시장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식품업계는 미국이 10~20%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타격이 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식품과 전후방 산업을 포함하는 K-푸드 수출액은 전년 대비 6.1% 오른 130억3000만 달러(약 18조9000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대미 수출은 21.2% 증가한 15억9290만 달러(약 2조3000억원)로 1위에 올랐다.
SPC그룹은 텍사스를 공장 후보지로 정하고 제빵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북미와 중남미 시장을 대상으로 한 공장은 SPC그룹의 최대 해외 생산시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 업계 역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 수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미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517만 달러로 프랑스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가성비를 무기로 한 중소 인디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미국 현지에 공장을 갖고 있는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은 미국 공장에 직접 주문을 넣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관세에 자유로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미국에 공장을 보유한 ODM업체들을 적극 활용하거나 수출국을 다변화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대미 수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동남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