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대치동과 청담동, 삼성동 일대가 서울시의 일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움직임과 맞물려 최근 매매·전세가격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경매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도 경매로 낙찰받을 경우엔 실거주 요건과 토지거래허가 등 규제에서 자유로운 점도 경매 수요를 자극하면서 이들 지역의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2일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들어 잠·삼·대·청 지역에서 경매로 거래된 아파트들의 평균 낙찰가율은 104%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93.3%)은 물론, 강남구 평균(102%)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14일 매각이 이뤄진 강남구 청담동 ‘연세리버빌3차’ 전용 243㎡ 매물의 경우, 감정가의 106%인 58억7770만원에 낙찰이 이뤄져 올해 이뤄진 전국 아파트 경매 사상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이틀 뒤인 16일 매각이 진행된 청담동 ‘진흥아파트’ 전용 137㎡ 매물도 감정가(33억9000만원)를 웃도는 34억11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사철을 앞두고 호가와 전세 가격이 상승 중인 대치동 일대 아파트 역시 경매에서 감정가를 상회하는 가격에 낙찰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14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매물에는 5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27억1900만원) 대비 10% 높은 29억8600만원에 물건이 낙찰됐다.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기대감과 이사철을 앞두고 단지의 호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경매에서도 110%의 낙찰가율을 기록한 매물이 나온 것이다.
은마아파트 내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84㎡ 매물 호가가 기본 31억원 이상으로, 이미 지난달 매물 중 인기 물건은 33억원 이상에 나온 것도 있다”며 “최근 상승세와 비교하면 경매에 나왔던 매물은 가격 면에서는 경쟁력이 있던 물건”이라고 말했다.
같은 달 16일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 매물이 감정가(40억2000만원)보다 약 1억원 높은 41억19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으며 올해 들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가격에 매각이 이뤄졌다. 해당 단지의 경우 지난달 초 전용 114㎡ 매물이 52억9000만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2월엔 전용 94㎡ 매물이 43억8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쓰는 등 평형대별로 실거래 가격과 호가가 꾸준히 상승 중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지 지역으로 거론되는 송파구 잠실동 경매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6일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60㎡ 매물은 감정가(19억2800만원) 대비 8% 높은 20억7900만원에 경매 낙찰이 이뤄졌다. 해당 단지 전용 149㎡는 최근 1개월 새 호가가 2억 이상 상승해 38억원에 물건이 나와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적극 검토 발언과 맞닿아 있다. 특히 오는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 연장을 앞둔 ‘잠·삼·대·청’ 일대에 대한 부분적 해제가 유력하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실거래 가격뿐 아니라 호가, 경매 낙찰가율 모두 상승 추세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토허제 지정구역의 경우, 경매 시 토지거래허가가 필요없고 실거주도 불필요한 데다 최근 해지 기대감까지 겹치며 경매시장에서 비교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양천구 목동과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도 서울 평균 이상의 낙찰가율을 유지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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