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오는 4일부터 캐나다 에너지 제품에 10%,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멕시코에는 25%, 중국에는 10%의 보편 관세를 적용한다.
'트럼프 관세'가 현실화하면서 한국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례 없는 1400원대 고환율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관세율 인상은 달러 강세 요인이다.
수입물가도 더 오른다. 최근 원화 절하 폭이 중국·일본 등 경쟁국보다 커 국내 기업들의 생산비용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려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가 더 위축될 수 있다.
지난달 수출은 491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이른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하지만 수출 현장의 체감 업황은 악화일로다.
기업·가계를 짓눌러 온 금융비용 부담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에 관세 쇼크까지 겹쳐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한·미 금리 차가 1.50%포인트에 달하는 상황에서 1400원대 고환율이 계속될 경우 금리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 수년째 누적된 고금리 여파에 올해 퇴출 기업과 파산하는 가계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2월에는 금리를 내리고 이후 숨 고르기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은 관세 정책 영향에 금리를 동결했지만 한국은 경기가 안 좋은 만큼 (이달에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성 때문에 한은이 금리 인하에 소극적이 되면 국내 경기 침체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