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국방부와 대구시의 '난해한' 軍부대 이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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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5-02-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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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전지역서 직접 살아갈 군장병·가족 의견 최대 반영해야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 사진한국국방안보포럼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 [사진=한국국방안보포럼]
 
 
전남 장성군에는 ‘상무대’가 있다. 육군보병학교, 육군포병학교, 육군기계화학교, 육군화생방학교, 육군공병학교 등 육군 병과학교와 지원부대들로 구성된 군사교육 시설인데 면적은 무려 1024만㎡(309만평)이며 연 3만여 명이 거주한다.
 
상무대는 원래 광주시에 있었는데 1995년경 장성군으로 이전했다. 필자 역시 1993년경 상무대에서 재직했는데 근무여건과 생활환경이 매우 양호했다.
 
장성군으로 상무대를 이전할 당시 화려한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현재 상무대는 군인들 기대에 못 미친다. 옛 상무대 지역은 도심개발이 되어 고층아파트와 문화공간이 넘치는 첨단거주지역으로 변신했지만 광주시와 멀지 않은 현 상무대 지역은 교육훈련 여건을 비롯해 협소한 주거와 복지시설, 열악한 교통과 교육환경 등 나아진 게 없다. 누구를 위해 부대 이전을 실행한 것인지 아리송하다.
 
서울 송파구에 있던 군부대 역시 이천과 괴산, 영동으로 이전했는데 송파 지역은 고층아파트가 들어선 최고의 주거지역이 됐지만 이전한 군부대와 장병 입장에서는 크게 좋아진 걸 체감하기 어렵다.
 
그런데 또 다른 역사적 규모의 부대 이전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에 있는 육군 제2작전사령부, 제50사단사령부, 제5군수지원사령부, 공군방공포병학교 등 여러 부대가 대상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23일 “국방부가 대구 군부대 이전 예비후보지를 군위군, 영천시, 상주시 등 3곳으로 선정해 통보했다. 대구시는 전문기관인 대구정책연구원에서 각 예비후보지에 대한 평가를 거쳐 3월 초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군부대가 도시에서 외곽으로 이전한 결과는 대구시와 군부대 모두가 만족해야 한다. 특히 군 입장에서 부대 이전은 단순히 거주지를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개념이 아니라 군부대 존재 목적인 전투력 강화와 충분한 훈련여건 보장, 장병 가족 주거와 복지여건 향상 등 여러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특히 기존 대도시와의 인접성에 의존하기보다 군부대 이전 공간을 자립적 도시기능을 갖춘 곳으로 만들면 좋겠다.
 
군부대 이전과 관련해 항상 모범사례로 언급되는 공간이 있는데, 경기도 평택 지역의 캠프 험프리스(Camp Humphreys) 기지가 주인공이다. 서울 용산 기지를 비롯해 대한민국 전역에 흩어져 있던 미군 부대 대부분을 통합한 곳이다.
 
여의도(4.5㎢) 약 3배 면적에 미군, 군무원 등 가족을 포함해 4만여 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현장을 방문해보면 엄청난 규모와 첨단 시설, 쾌적한 환경에 놀라게 된다.

대구시 군부대 이전도 성공적으로 진행돼 대구시와 이전 지역 주민, 군부대 장병과 가족들 모두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대구시 필요에 의해서 군부대 이전을 하는데 최종 지역 선정을 대구시가 주도하는 게 합리적일까. 최종 결정을 하는 대구정책연구원은 결국 대구시 산하기관인데, 대구시 영향에서 자유로울지 염려스럽다.
 
이전 지역에서 살아가야 할 주인공들, 즉 군부대 장병과 가족 의견을 비중 있게 반영해야 한다. 부대 이전 정책을 집행하는 국방부와 대구시 공직자들은 그 지역에서 생활하지 않을 것이다.
 
대구정책연구원 최종 평가배점표에 군부대, 장병, 가족 선호도를 최소 30% 이상 반영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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