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이 3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해 고려아연이 100% 지배하는 호주 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의 전·현직 이사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최 회장과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이성채 SMC 대표와 최주원 SMC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배임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영풍·MBK는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금지를 회피하는 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이들 4명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영풍·MBK의 이사회 장악이 거의 확실시되자 영풍(고려아연 발행주식총수의 25.4% 소유)의 의결권을 제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신규 상호출자를 형성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고발에는 최 회장 지배권 보전이라는 개인적 이익 달성을 위해 고려아연 손자회사 SMC를 동원하고 회삿돈을 썼다는 이유로 배임 혐의가 추가됐다.
영풍·MBK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모회사 계열사가 경영상 필요가 뚜렷하지 않음에도 다른 회사의 주식을 모회사 회장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매입함으로써 그 목적 달성에 이용된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강조했다.
SMC는 575억원을 들여 영풍 주식을 매입했으나 사업적으로는 이득이 없는 반면, 최 회장은 SMC의 공금을 사적으로 이용해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영풍·MBK 측이 추천한 후보들의 이사회 진입을 방어함으로써 지배권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출자와 이그니오홀딩스 투자(배임), 자사주 공개매수(배임), 일반공모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의 공개매수신고서 거짓 기재(사기적 부정거래),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를 통한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가담 의혹(자본시장법 위반 등) 등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 등 수사기관에서 이미 4건의 수사를 받고 있다.
영풍·MBK 관계자는 "최 회장과 그 동조자들은 최 회장 한 사람의 이익을 위해 주주와 일반투자자들의 이익을 해하고 고려아연 자금을 사금고처럼 이용하며 어떤 위법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심각한 만큼 검찰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법의 지배가 관철되고 있음이 자본시장은 물론 우리 사회에 각인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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