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리포트] "편리함·매출 둘 다 잡는다"...유통업계 스며든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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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연 기자
입력 2025-02-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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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마트, 할인 프로모션과 상품 선별에 AI 활용

  • 이커머스, 개인화 맞춤형 추천 서비스에 AI 도입

진주원예농협 선별장에 설치된 AI 선별기로 메론을 선별하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진주원예농협 선별장에 설치된 AI 선별기로 메론을 선별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실험 단계를 넘어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시적인 매출 성과로 연결시키고 있다.

4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AI 시장 규모는 2023년 1850억 달러(약 246조원)에서 2027년 7800억~9900억 달러(약 1090조~139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매년 40~50%씩 성장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하면서 더 큰 AI 시스템과 데이터센터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산업은 타 분야 대비 재고량, 배송 시간, 인건비 감축 등에 있어 인공지능(AI)을 활용할 잠재력이 높은 분야다. 현재 유통시장은 대규모 자본을 보유한 글로벌 플랫폼의 국내 진출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정부 역시 작년 말 향후 3년 내 국내 유통기업 AI 활용률을 현재 3%에서 30%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유통기업 재고비용 20%, 소비자 배송 시간 10%, 유통기업·소비자배송비용 20% 감소가 기대된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유통 분야 AI 기술기업 및 중소 유통기업 등에 투자하는 유통 분야 신규 펀드를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기업형 벤처투자(CVC) 펀드 등을 활용해 유통 AI 기술기업의 창업 활성화도 지원할 계획이다.

AI 활용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자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AI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는 할인 프로모션, 상품 선별 등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롯데마트·슈퍼는 2022년 과일 판매에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3년 만에 매출 100억원 넘어섰다. 기술 도입 첫해와 비교하면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소비자 불만 건수는 도입 이전 대비 30% 이상 줄었다. 당도, 수분 함량, 후숙도 등 다양한 요인을 AI로 선별해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시스템을 활용하면 사람의 감에 의존했던 수박 내부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복숭아는 육안으로 파악하기 힘든 병해와 핵할(씨 갈라짐) 현상까지 판별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2022년 멜론을 시작으로 사과·수박·참외 등 총 9가지로 AI 선별 과일을 확대했다. 

홈플러스는 할인 프로모션에 AI를 활용 중이다. 올해는 지난달 첫 ‘2025 AI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AI가 구매 빅데이터를 분석해 시기별 수요가 많은 핵심 상품을 골라 적절한 가격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AI가 선택한 상품은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작년 12월 흠플대란에서 선보인 'AI 메가핫딜'을 통해 점포별 매출은 전년 대비 최대 97% 증가했다. 

이커머스 업계는 AI 분석을 통해 개인화 서비스 맞춤화에 공들이고 있다. 컬리는 AI 기술로 맞춤형 쇼핑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매 전환율을 약 9% 향상시킨 ‘개인화 상품 추천’과 고객 취향을 분석하는 ‘상품 큐레이션 챗봇’이 있다. 또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검색 기술을 고도화하며, 단순 오타나 유의어는 물론 검색 의도까지 분석해 고객 맞춤형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컬리는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R&D 비용은  2021년 127억원에서 2023년 38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AI 관련 프로젝트만 13개 이상을 진행 중이다.

G마켓은 쇼핑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작년 초 관련 서비스 개발에 착수해 그해 7월 도입된 ‘가격 인하 시그널’은 상품 가격이 최근 30일 평균보다 낮아졌을 때 고객에게 알린다. 이를 통해 고객은 쇼핑 시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보다 합리적인 쇼핑을 할 수 있게 된다.

상품 검색 기능 역시 한 단계 개선했다. '판매인기 베스트 10' 기능을 통해 AI 알고리즘으로 최저가 상품을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한다. 장바구니에 담긴 상품에 대해 가격 변화를 알림으로 제공하는 ‘장바구니 가격 인하 알림’ 서비스도 선보였다.
 
11번가 AI홈 베타 서비스를 실행한 모바일 화면왼 SSG닷컴이 생성형 인공지능AI GPT 모델을 활용한 리뷰 요약 화면 사진각사
11번가 'AI홈' 베타 서비스를 실행한 모바일 화면(왼쪽), SSG닷컴이 생성형 인공지능(AI) GPT 모델을 활용한 리뷰 요약 화면. [사진=각사]
11번가는 작년 10월부터 ‘AI피드’를 운영 중이다. AI피드는 8가지 카테고리별 AI가 각각 상품을 추천하면 이용자가 해당 상품에 대해 문의하는 형태다. 이를 위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AI MD’를 직접 구현했다. AI MD는 판매 순위, 고객 리뷰 등을 분석해 상품을 선별한다. 또 상품 상세 설명과 고객 리뷰를 분석하고 상품 특징을 요약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피드’를 생성한다. 앞서 11번가는 작년 초 AI 기반 개인화 추천 서비스 ‘Ai홈’ 베타를 론칭하는 등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꾸준히 출시했다.

SSG닷컴은 작년 4월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생성형 AI GPT를 활용한 리뷰 요약 기능을 도입했다. 신선식품은 최근 3개월 이내, 그 외 식품은 1년 이내 작성한 리뷰를 한 문단으로 요약해 공개한다. 6월에는 자체 개발한 멀티모달 AI 모델을 ‘쓱렌즈’에 적용했다. 기존에는 상품 이미지 정보만을 활용했지만 해당 모델 도입 후 텍스트를 추가로 입력해 검색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AI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는 단순한 업무 효율화 도구를 넘어 고객의 니즈를 읽고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핵심 전략이 됐다"면서 "향후 AI는 소비자의 쇼핑 패턴을 보다 정확히 예측해 고도의 개인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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