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출생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백화점업계가 유아동복과 유아동용품 등 판매를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소비 한파가 불어닥치는데 아동 시장은 점점 커져 아동 매출이 백화점 캐시카우 중 하나가 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약 1조8410억원에서 2조5390억원으로 38%가량 늘었다. 출산율이 악화일로를 걸은 지 오래됐지만, 출생아 수는 최근 들어 회복 중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월별 출생아 수가 작년 7월부터 5개월간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9~11월 3개월간은 전년 대비 증가율이 10%를 웃돌았다.
또한 MZ세대 부모들 사이에서는 적은 수의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심리가 퍼지고 있다. '자녀를 최고로 대우한다'는 의미의 VIB(Very Important Baby) 트렌드가 확산하면서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의 신생아 용품 매출은 전년 대비 28% 늘었으며,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아동 명품 브랜드 매출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100만원 이상의 아기 띠, 200만원대 유모차 등도 잘 팔리고 있다.
소비 한파에 백화점이 체험형 쇼핑몰처럼 변해가면서 가족 동반 고객들이 많아지며 아동 위주 매장들도 각광 받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체험형 매장도 가족 단위 고객의 발길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단순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관련 상품 확대와 함께 판매를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유아동복 등이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하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 덴마크 키즈 브랜드인 '몰로' 매장을 지난 3일 국내 최초로 열었다. 몰로는 그동안 국내에선 편집숍에 소량만 들어오던 브랜드로 정규 매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몰로의 국내 판권을 가져온 미첼은 신세계백화점과의 협업을 통해 강남점에 이어 올해 2월 부산 센텀시티와 대구신세계에도 차례로 유통사 단독 매장을 열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7층을 유아동 코너 '프리미엄 키즈관'으로 리뉴얼해 올해 본격 영업에 들어갔고, 타임빌라스 수원에는 '킨더 유니버스'라는 키즈 브랜드관을 신설했다.
더현대는 키즈 분야 체험존과 팝업 스토어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들어 판교점에 몽클레르앙팡, 베이비디올을 새롭게 들였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VIP 시대가 아닌 VIB 시대라는 말이 있듯 귀한 자녀를 돌보는 젊은 부부층을 겨냥하고 있다"면서 "자녀나 조카, 손자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골드 키즈'가 대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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