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데이터를 집계해 분석한 결과 미국의 관세폭탄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디스플레이 관련 중국산 완제품의 80%(매출 기준)가 관세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또 중국에서 직접 수입하는 물량보다 멕시코를 통한 수입 비중이 더 큰 TV의 경우 멕시코 25% 관세 영향으로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도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멕시코에 부과한 관세 영향으로 멕시코에서 생산한 TV도 무관세에서 25% 관세로 영향권에 놓인다"며 "TV 사업에서는 미국 수출 매출 비중이 더 높은 한국이 멕시코 관세 부과 영향으로 중국보다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특히 북미 프리미엄 TV 매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중국보다 관세 악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당 기간 출하량 기준 누적 점유율은 중국 28%, 한국 27%로 비슷했으나 매출 기준 점유율은 한국 48%, 중국 27%로 차이가 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뢰도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북미 시장에 자리매김하면서 주로 고화질·대형 프리미엄 제품군 위주로 현지에 판매하는 전략이 영향을 끼쳤다. 중국은 TCL, 하이센스 등이 현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나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고 있어 매출 비중이 한국 대비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총 1조3000억 위안 규모의 특별장기국채 조달 계획을 발표하고 이 중 일부분은 자동차, 가전제품 등 내구 소비재 보상판매 보조금으로 집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판매 보조금을 지급하면 이는 중국 TV와 스마트폰 등 주요 제조사들이 미국 현지에서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기존대로 유지할 수 있는 밑천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수입 무력화 조치 효력이 약화된다면 미국 정부가 추가로 관세를 인상하는 등 국가 간 관세 전쟁이 더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요 TV 제조사들은 우선 공급망 다변화 전략으로 초기 멕시코 관세 폭탄 정책에 대응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에 생산 거점이 없는 중국 하이센스는 유럽 공장을, TCL은 유럽과 동남아시아 생산 거점을 활용해 미국 수출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업체들은 멕시코 관세 인상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럽과 동남아 생산 물량을 늘려 미국에 공급하는 방안 및 미국내 직접 생산 등의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제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유럽과 동남아시아 공장의 생산물량을 늘려 대응하더라도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TV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폭탄 정책은 또 다른 협상을 위한 하나의 카드일 수 있으므로 빠르게 변하는 정책 변화를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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