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과 유사한 듯 다른 ‘모야모야병’, 정확한 진단 어려워
모야모야병은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희귀질환이다. 내경동맥 말단부가 아무 이유 없이 점점 좁아져 두통, 팔다리 마비, 감각기능 저하, 언어·시각장애 등을 유발한다. 통계상 특징을 살펴보면, 10세 전후와 40대 이후 중장년층에게 주로 관찰된다. 발병률은 남성보다 여성이 2배, 서양보다 동아시아 국가가 약 10배 이상 높다.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많이 발생한다. 원인에 대해서는 아시아인의 혈관 형태학적 특징이 좀 다르다고 추정하는 정도다. 모야모야병이 진행되면,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데 아시아 환자는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비중이 특히 높다. 발생환자의 절반에 이른다. 출혈성 환자가 5% 정도인 미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다.
유지욱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비정상적으로 생긴 혈관 벽은 튼튼하지 않아 작은 자극에도 쉽게 출혈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일반적인 뇌혈관 협착과 증상이 유사하고 워낙 희귀질환이다 보니 임상경험이 많지 않은 의료진은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교함 요구되는 고난도 수술이지만, 효과 분명
유 교수는 “진단은 환자의 병력 청취와 함께 자기공명영상장비(MRI), 전산화단층장비(CT), 뇌혈관 조영술 등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며 “모야모야병으로 인한 뇌졸중 증세가 명확하다면 추후 재발 가능성이 높은 만큼 환자 상태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야모야병으로 진단받았더라도 무조건 수술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잦거나 뇌출혈 위험이 있는 환자에 한해 고려할 수 있다. 수술법은 크게 2가지다. 혈관과 혈관을 직접 이어주는 직접혈관 문합술과 혈관을 뇌 표면에 접촉시켜 혈관이 자라도록 유도하는 간접혈관 문합술이 있다.
유 교수는 “모야모야병은 통상적으로 뇌 양쪽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보통 3~6개월 간격을 두고 수술을 진행한다”며 “더 자주, 그리고 더 심하게 증상이 나타나는 쪽을 먼저 시행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로 시행되고 있는 직접혈관 문합술은 1㎜ 혈관당 12바늘 정도를 꿰매야 하는 굉장히 정교한 고난도 수술”이라며 “수술 합병증 발생률이 낮고 모야모야병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모야모야병 치료의 핵심은 뇌경색 혹은 뇌출혈의 재발을 장기적으로 예방하는 것이다. 수술 후 뇌졸중 재발 가능성은 연간 1% 미만으로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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