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강자로 군림해온 일본 TV 산업의 축소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샤프의 관련 공장 폐쇄 이후, 전신인 마쓰시타전기 시절인 1952년 첫 TV 판매 이후 약 70여 년간 TV를 판매해 온 파나소닉홀딩스도 TV사업을 철수 혹은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사히신문의 5일 보도에 따르면 파나소닉홀딩스는 전날 2024년 4~12월기 결산 온라인 설명회에 급히 구스미 유키 사장의 '그룹 경영 설명회'를 추가로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구스미 사장은 차량용 배터리 등 중점 영역에 대한 투자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을 반성하고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TV를 비롯해 산업용 기기, 메카트로닉스, 주방가전 등 4개 사업을 과제 사업으로 꼽았다.
또한 백색가전과 에어컨, 조명 등을 총괄하는 업체 '파나소닉'을 내년 3월 이전까지 해체하는 등 조직 개편 방침도 발표했다. 업체명인 '파나소닉'에 대해서는 이를 남겨둘 지 여부를 포함하여 검토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파나소닉홀딩스는 앞으로 항공기 내 엔터테인먼트 및 통신 시스템, 축전지, 기업용 IT 서비스 등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일본BCN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내 평면 TV 판매량 점유율에서 파나소닉은 2018년에 2위(16.8%)를 기록했으나 2024년에는 6위(8.8%)로 떨어졌다. 1위는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 산하 'TVS 레그자'(25.4%), 2위는 대만 홍하이 산하 샤프(20.6%), 3위는 중국 하이센스(15. 7%)였다. 일본에서 중국 업체의 TV 시장 점유율이 5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대한 배경으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더욱 저렴한 TV를 찾게되면서 해외 제조업체가 부상하게 됐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파나소닉을 비롯한 일본의 TV 제조업체들은 한 때 전 세계를 휩쓸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지난 10년 간을 돌이켜보면 철수와 축소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2018년에는 도시바가 TV 사업을 하이센스에 매각했고, 히타치제작소도 일본 국내 판매에서 철수했다. 2021년에는 미쓰비시전기도 가전양판점에 대한 출하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 해 봄에는 샤프가 사카이 공장 폐쇄를 발표하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던 TV용 액정 생산에서 철수했다. 파나소닉 역시 최근 TV 생산을 타사에 위탁하는 등 사업을 축소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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