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KBS 2TV 수목드라마 '킥킥킥킥'이 티빙에서 이날 공개된다. 티빙은 조만간 KBS에서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 '태양의 후예', '쌈, 마이웨이' 등을 순차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티빙의 모회사 CJ ENM의 이양기 전 티빙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근 웨이브 CFO로 파견된 바 있다. 합병 결과가 나오기전 CFO를 먼저 웨이브에 파견해 재무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서다.
재무, 콘텐츠 공유 측면 외에 가격적 부분에서 티빙과 웨이브는 각 OTT 서비스를 함께 구독하면 구독권을 할인해주는 번들 상품도 고민하고 있는 걸로 전해진다. 웨이브 관계자는 "티빙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와 SBS의 제휴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인기 순위에 SBS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스토브리그' 등이 올라왔다. 또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371만 명을 기록했다. 티빙 MAU의 734만명에 비해 약 1.8배 많은 수치다.
SBS 외에 MBC는 자사 예능 콘텐츠를 쿠팡플레이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무한도전’,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 ‘나 혼자 산다’ 등을 24시간 스트리밍하는 콘텐츠로 제공 중이다.
양사 합병에 관한 협상의 주도권을 가지고 합병을 추진하던 티빙의 입장에선 난감해진 상황이다. 콘텐츠의 독점 여부와 구독자 수가 중요한 OTT 시장에서 웨이브가 가진 무기가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1위 OTT 서비스를 수성하기 위한 넷플릭스의 대응이 전방위적으로 거세지는 모습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4일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현장서 네이버 멤버십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과거 CJ ENM 소속이었던 나영석 PD가 넷플릭스 예능을 제작하는 등 스타PD들과 협업도 지속한다.
일각에서는 웨이브와 티빙 합병 효력에 의문을 가지는 의견도 대두됐다.
이현율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는 한국방송협회 보고서에서 "웨이브를 통한 국내 제작 유통망을 지키고 있던 지상파까지 넷플릭스 친화적인 계약을 하게 된다면 한국의 주요 콘텐츠 생산·소유 기업은 넷플릭스에 유통을 의지하게 되는 상황"이라며 "지상파 콘텐츠의 우선권이 사라지면 합병 효력에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병 소식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합병이 된다고 하더라고 과점은 유지될 것"이라며 "웨이브와 티빙 등 국내 OTT 서비스의 경쟁력도 높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