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의 자원이야기] 차별화 전략 통한 K-조선…올해도 순항한다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슈퍼사이클과 친환경 선박 수요 확대에 대응하며 차별화된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은 각각 친환경 선박, 해양 플랜트, 생산 효율성에 집중하며 고유의 강점을 키워가고 있다. 최근 수주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선업계의 성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5조5386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4341억 원으로 408% 급증했으며, 순이익은 1조4546억원으로 903.9% 늘어났다. 한화오션도 지난해 연간 매출 10조7760억원, 영업이익 237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2월 초 실적 설명회에서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목표 대비 75%를 채운 삼성중공업은 올해도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들 조선사의 실적 개선은 각기 다른 차별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은 해양 플랜트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며, 해양 유전 및 가스 개발 프로젝트에서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설비(FLNG)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협력해 대형 FLNG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고수익 선박 중심의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과 협업을 통해 LNG 및 수소 운반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강화하며, 자율운항 및 스마트십 기술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2023년 한화그룹에 인수된 이후,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경영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혁신적인 공정 개선을 통해 효율성을 높였으며, 친환경 선박 수주 확대를 위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특히, 암모니아 및 메탄올 추진 선박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도 조선업계의 전망은 밝다. HD한국조선해양은 유럽 선사와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3조7160억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삼성중공업은 오세아니아 선사와 LNG 운반선 1척을 3796억원에 수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조선업계와 협력 의지를 두 차례 밝혔으며, 그의 2기 행정부 출범이 조선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LNG 운반선 발주가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에서의 협력이 기대된다. MRO 시장은 연평균 20조원 규모에 달하며, 한화오션은 지난해 2건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 56척을 추가로 수주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23척을 수주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한국 조선업체들의 친환경 선박 기술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LNG 운반선과 친환경 선박뿐만 아니라 해양 플랜트 및 생산 효율성 강화 측면에서도 한국 조선업의 주도권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