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김명주 AI안전연구소 소장 등이 다음주 파리를 찾는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국내 정보기술(IT) 대기업 관계자들도 회의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행동 정상회의는 지난 2023년 영국 런던, 2024년 서울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AI 정상회의다. 주요 국가들의 정상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주요 AI 기업 인사, 세계적 AI 석학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J.D.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롯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프랑스의 AI 스타트업인 미스트랄AI의 아르튀르 멘슈 공동창업자, 얀 르쿤 뉴욕대 교수,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등 1000여명의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유상임 장관은 10일 개최되는 정상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AI 규범 논의 주도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전 세계 두 번째로 제정한 'AI 기본법'에 대해 알리고, AI 서울 정상회의의 주요 화두였던 안전·혁신·포용에 대해 재차 강조한다. 특히 현재 미국이 맡고 있는 '국제 AI안전연구소 네트워크'의 의장국을 한국이 수임(受任)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한국은 영국·일본·싱가포르 등에 이어 전 세계 다섯 번째로 AI 안전연구소를 설립한 바 있다. 유 장관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안전 문제는 우리가 상당히 앞서 있기에 우리가 좀 더 공격적으로 문제를 제안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개인정보위는 11일 열리는 AI 정상회의 세미나인 'AI 시대의 국제 데이터 거버넌스와 프라이버시'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프랑스 국가정보·자유위원회(CNIL)와 공동 주최한다. 고학수 위원장이 직접 참여한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AI가 데이터 거버넌스와 개인정보 보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책 논의를 하고, 이를 통해 관련 정책·규정을 정립해 신뢰할 수 있는 AI 거버넌스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영국·호주·아일랜드의 개인정보 감독 기구들과 공동성명도 발표한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그간 AI 관련 합법적 데이터 수집·처리나 개인정보 문제를 개별 국가별로 발표해 왔는데, 관련 사안에 국가들 간 의견을 모아 일관된 거버넌스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설립돼 국내 AI 안전 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AI안전연구소 역시 파리로 간다. 김명주 소장을 비롯한 연구소 측 인사들이 정상회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연구소 측은 그간 영국·일본·싱가포르 등에 있는 관련 연구소들과 AI 안전 등과 관련한 공동 연구를 해 왔는데 이와 관련된 발표를 진행한다. 또 정상회의 사전 행사 중 하나로 진행되는 아시아·태평양 국가 공동 AI 안전연구소 발족 논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을 비롯해 호주·베트남·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0여개국이 공동 논의에 나선다. 아울러 한국이 'AI 신뢰성(Trust)' 분과의 공동 의장국인 만큼 영국·프랑스 등과 관련 성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이번 파리 AI 행동 정상회의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AI를 어떻게 사회·경제·환경적으로 공익을 위해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 미스트랄AI·딥시크 등 오픈소스 AI 모델의 이점을 개발도상국에도 공유하는 방안, AI로 인해 전력 소모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AI 회의 명칭에 '행동(Action)'이 들어간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2023년 영국에서 열린 첫 회의의 주요 키워드가 '안전(Safety)'이었고, 두 번째 서울 회의에서 '신뢰·혁신' 키워드가 추가된 가운데 지속적으로 AI 윤리에 대한 논의 범위가 넓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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