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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건설업] 중견사 발목 잡는 미분양 "할인분양도 안 통해"... 전문가 "적극적 세제 개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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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한승구 기자
입력 2025-02-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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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전국에 빈집이 쌓이고 있다. 미분양 주택은 7만가구를 다시 넘어섰고,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0여 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대출 규제는 물론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며 매매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이다. 지방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미분양으로 중견 건설사 자금경색에 도화선이 되면서 정치권과 정부도 미분양 해소를 위한 대책에 나서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적체는 건설경기 악화, 주택 공급 위축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세제 혜택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173가구로 집계됐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한 달 만에 5027가구(7.7%) 증가한 수치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증가세도 가파르다. 지난달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2만1480가구로 집계됐다. 준공 후 미분양이 2만가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7월 이후 10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악성 미분양은 사용검사를 받은 후에도 분양되지 않은 주택을 뜻한다. 특히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 건설사의 악성 미분양은 미수금 증가로 이어져 줄도산 위기에 빠지게 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업체 폐업 신고는 전년 대비 10.3% 증가한 641건에 달했다. 건설사 폐업은 올해도 이어져 지난달 6일에는 시공능력평가 58위인 중견 건설사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같은 달 19일에는 경남 지역 2위 건설사인 대저건설(시공평가 103위)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미분양이 쌓이자 건설사와 시행사들은 물량 해소를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는 등 고육책도 내놓고 있다. 롯데건설이 공급하는 계양롯데캐슬파크시티는 현재 전용면적 59㎡, 84㎡, 108㎡ 등 일부 유형을 대상으로 5% 계약금을 내걸고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힐스테이트 오산더클래스’는 입주할 때까지 5% 계약금만 받는 조건으로 분양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건설사 자구노력만으로 미분양 해결이 어려운 만큼 주택 매수 수요를 촉진할 수 있는 각종 세제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2008년 당시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전국에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자 미분양 주택을 취득한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세 한시 감면을 시행한 바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악성 미분양은 지방에 주로 분포하는데 지방의 인구 유출 현상과 함께 신축 아파트 상품성이 뛰어나지 못한 점이 문제"라며 "침체 시기에는 실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하기 어렵다. 법인사업자, 사업자 등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세제 혜택을 통해 구매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악성 미분양뿐 아니라 적체되는 일반 분양 주택을 위한 전반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집값 상승 기대감이 떨어진 상태에서 현재 준공 후 미분양 대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취득세와 재산세를 면제하는 등 세제 혜택 늘리거나 저금리 대출 지원을 확대하면서 구매 수요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분양 적체가 심각해지면서 정부와 정치권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4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정부와 금융당국에 비수도권 미분양 해소를 위해 대출 규제 한시적 완화 등 다양한 조치를 정부에 촉구했다. 또 적체된 미분양을 직접 해소하는 비수도권 미분양 매입 CR리츠도 상반기 중 본격 출시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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