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출당시켰다고 단절됐느냐"며 "잘한 것은 계승하고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고치는 노력을 하는 게 단절"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인위적인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지적엔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미동맹을 굳건히 해 안보를 튼튼하게 하고 일본과 협력을 위해 선제적으로 다가선 부분 등은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이르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탄핵 가결을 전제로 조기 대선 준비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당의 올해 청사진을 두고선 정책 위주의 변화·쇄신안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진보 진영이나 중도층 입맛에 맞는 방향이 아닌 보수 정당 기치에 맞는 경제 중심 행보를 걷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특히 과거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경제 민주화'가 아닌 우리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경제 자유화'를 제안했다. 그는 "우리가 여러 규제를 푼다고 노력하지만, 아직도 규제가 많아서 경영하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게 보편적"이라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경제를 자유화하는 쪽에 포인트를 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과정에 대한 개선도 중요하지만, 정책을 통해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정확한 방향을 잡고 일관되게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지지율 상승에 대해선 "저희가 잘했다기 보다는 계엄을 거치며 야당의 행태가 그대로 드러나게 되면서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는 국민들이 우리 당에 힘을 모아준 것"이라며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이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새 비대위 출범 이후 당이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질문에는 한동훈 전 대표 지도부를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권 비대위원장은 "당과 정부 간의 불협화음에서 이어지는 당내 갈등이 굉장히 불안정하게 비춰졌다"며 "정부를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내부에서 사사건건 정부와 갈등을 빚거나, 내부에서 다툼하는 모습을 보면서 중도층과 지지자까지 실망한 부분이 틀림없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연금개혁안에 대해선 야당 측 요구 수용 의사를 밝히는 등 전향적인 입장을 냈다.
그는 "모수개혁이 조금 더 손쉽게 될 수 있다면 모수부터 먼저 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우선 연금개혁은 우리가 굉장히 빨리 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다. 특히 20~40대 모두가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국민의힘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의 병행을 주장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선 "소득대체율은 사실 구조개혁과 연관시킬 필요가 있다"며 "소득대체율이 40~42%로 정해도 올라가거나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기본연금, 퇴직연금, 연금 크레딧 문제까지 각종 직역 연금과 연관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도 "모수를 포함해 구조개혁도 특위를 구성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야당 합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원회에서 해결하자는 얘긴데, 연금 부분은 단지 복지위 소관이 아니라 기획재정부, 연금 관할 부처 등 다양한 부처가 관련돼 있다"며 "한 개 부처에서 해결됐다고 하더라도 기재부가 반대하면 어떻게 하겠나"라고 우려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당 차원의 개헌특별위원회 출범이 초읽기에 접어든 것에 대해 "국회 의석이 기울어졌을 때 '국회 독재'가 있을 거란 예상을 못했다. 자체안을 만들어 시민사회와 일부 야당, 원로 그룹 등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차기 대선 전에 헌법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개인적으로 굳이 그런 얘기는 이제 자제할 생각"이라고 했다. 장기화하고 있는 의정갈등 문제와 관련해선 "당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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