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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배터리] 일제히 4분기 적자 전환…전기차 캐즘에 IRA 축소 이중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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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김정훈 기자
입력 2025-02-0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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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보조금 빼면 적자 규모 한층 커져

  •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로 북미 수요 악화 우려

  • 생산 보조금 폐지 가능성 낮아...슈퍼 사이클 총력 대비

SK온-포드 미국 테네시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SK온-포드, 미국 테네시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지난해 4분기에 일제히 적자전환했다. 북미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고 트럼프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예고한 만큼 올해도 힘든 경영 상황은 이어질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255억원(보조금 제외시 60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한 수치로 2021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적자를 냈다. 

삼성SDI도 약 7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2567억원(보조금 제외시 2816억원), 매출은 3조7545억원으로 집계됐다. SK온은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 1조5987억원, 영업손실 3594억원(보조금 제외시 4400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흑자에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배터리 3사 연간 실적도 전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25조6196억원과 영업이익 5754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24.1%, 73.4% 급감했다. 삼성SDI도 비슷한 규모로 감소했다. 매출 16조5922억원, 영업이익 3633억원으로 각각 22.6%, 76.5% 줄었다. SK온은 매출 6조2666억원과 영업손실 1조127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규모가 5000억원 이상 확대됐다.

배터리 3사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적체)이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감소로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컨콜에서 "북미 지역 판매는 증가했으나 유럽 시장의 역성장과 메탈 가격 약세로 인한 판가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며 "영업이익은 가동률 저하와 신규 공장 초기 양산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망은 더욱 불확실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지하는 것을 공식화했다. 이로 인해 미국내 전기차 구매 보조금(30D)이 축소되고 전기차 수요 회복이 한층 늦어질 전망이다.

미국 내 높은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첨단제조세액공제(AMPC·생산 보조금)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부담이다. 다만 생산 보조금의 경우 공화당 일각에서 폐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실행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배터리 3사 공장이 위치한 지역구 공화당 하원의원 18명은 트럼프 행정부에 "IRA의 에너지 부분 세액 공제를 폐지하지 말아달라"고 지난달 요청한 바 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생산·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AMPC는 변동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SK온도 "IRA 일부 제도와 요건의 축소·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배터리 3사는 북미 공장 가동률과 가동 시기 재조정 등으로 위기에 대응할 방침이다. SK온은 "2025년 중 포드와 합작한 테네시 공장의 상업 가동(SOP)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시장 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시점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2026년 중 가동을 개시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켄터 1공장은 올해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상업 가동을 시작한다. LG에너지솔루션도 핵심 고객인 GM의 연말 재고 조정에 맞춰 북미 공장 가동률을 재조정했다.

배터리 3사는 반도체처럼 배터리 산업도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이 올 것으로 보고 가동률·투자를 지속해서 재조정하며 버티기에 나설 방침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지난 3일 "위기에 진정한 실력이 드러난다. 미래 슈퍼 사이클 도래 시 결국 실력을 갖춘 기업이 이를 지배할 수 있다"며 "호시우보(虎視牛步·소처럼 신중하게 걸으면서 호랑이처럼 주시)의 자세로 준비합시다"고 구성원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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