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 美 선박 통행료 면제 주장 반박 "통행료 조정 없어"

"미국 군함 통행료 면제와 관련해 美 관리와 대화할 의향 있다"

파나마 운하를 건너기 위해 화물선이 발보아 항구에서 대기하고 있는 화물선. [사진=AFP·연합뉴스]

파나마 운하 당국은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파나마 운하 통행료 면제 발표에 대해 "어떠한 조정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파나마 운하 당국은 5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운하 통과에 대한 통행료 및 기타 요금을 책정할 권한이 있는 파나마 운하 당국은 미 국무부가 발표한 발표와 관련해 어떠한 조정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미국 군함의 파나마 운하 무료 통행과 관련해 미국 관리들과 대화를 시작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국무부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미국 정부 선박은 이제 파나마 운하를 통행료 없이 통과할 수 있어 미국 정부는 연간 수백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파나마 운하는 1914년 개통돼 미국이 관리·통제하다가 '영구적 중립성 보장' 등을 조건으로 1999년 12월31일 파나마가 운영권을 다시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식 취임 전인 지난해 말부터 파나마 운하가 중국의 통제 하에 미국 선박에 과도한 요금을 부과한다고 주장하며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운하 통제권을 되찾겠다고 파나마를 압박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취임 연설에서도 파나마 운하를 되찾겠다고 선언하는 등 운영권 환수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통제하는데 이는 1999년 미국-파나마 조약을 위반한 사항"이라 주장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 2일에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파나마를 찾아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실제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트럼프의 의중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바 있다.
 
미국의 계속된 압박에 파나마는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 연합체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지난 4일에는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이 직접 파나마 운하 5개 항구 중 2곳을 운영 중인 홍콩계 CK 허치슨 홀딩스의 자회사와 맺은 관계를 소송 없이 적법하게 중단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양국은 운하 관련한 군사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미 국방부는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 장관과 물리노 대통령은 미군과 파나마 보안군 간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면서 "국방부를 포함한 미국과 파나마 운하청 간의 광범위하고 확대되는 협력도 강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