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인도와 협력해 저비용 인공지능(AI) 시스템 개발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했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AI 개발에서 ‘가성비 충격’을 전 세계에 던진 가운데 AI 산업 주도권을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이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아슈위니 바이슈노 정보통신부 장관과 만나 저비용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인도 정부 계획을 논의했다. 올트먼 CEO는 인도의 저비용 AI 시스템 개발에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슈노 장관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올린 회동 영상을 통해 인도의 계획을 두고 올트먼 CEO와 진행한 논의에 대해 “매우 좋았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모델, 애플리케이션(앱)을 모두 만들려는 인도의 전략에 올트먼 CEO가 협력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보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올트먼 CEO는 인도 AI 개발자들과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인도의 챗GPT 사용자 수가 3배 급증한 가운데 미국에 이어 2위라고 언급했다. 그는 “인도는 일반적인 AI와 특히 오픈AI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인도는 AI 혁명의 지도자들 가운데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올트먼 CEO가 작년 인도가 1000만달러(약 145억원)의 예산으로 AI 분야에서 의미 있는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발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 인도와 우호적인 관계를 조성해 AI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오픈AI가 인도에서 직면한 저작권 소송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일부 인도 언론매체들은 뉴스 콘텐츠를 무단 사용했다며 오픈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통해 소송 리스크를 줄이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올트먼 CEO의 이번 인도 방문은 약 2년 만이다. 그는 2023년 6월 처음으로 뉴델리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 인도의 기술 생태계 부양을 위한 AI 잠재력 등에 관해 논의했다. 올트먼 CEO는 최근 일본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한 뒤 뉴델리로 이동했다. 인도 방문 후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독일, 프랑스 등도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그는 이번 주 UAE 아부다비에 들러 아부다비 정부 산하 글로벌 AI 투자기업인 MGX와 자금 조달 논의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자체 AI 모델 개발과 미국의 AI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수행을 위해 약 400억달러(약 58조원)를 모금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아울러 올트먼 CEO는 오는 10일부터 양일간 파리에서 모디 총리가 공동 주재하는 ‘AI 행동 정상회의’에 참가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