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조선업 호황에 영업익 3조 '눈앞'...건설·정유 수익성은 '숙제'

HD현대 GRC 전경 [사진=HD현대]

HD현대가 조선 및 전력기기 사업 호황에 힘입어 영업이익 3조원을 눈앞에 뒀다. 특히 조선·해양 부문 전 계열사가 지난해 수주 목표치를 전부 초과 달성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 호실적을 견인했단 평가다.

다만 올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인한 불안정한 글로벌 정세와 그룹 내 정유 및 건설기계 사업의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HD현대, 조선·전력기기 호황에 영업익 3조 육박

HD현대는 6일 공시를 통해 연결기준으로 연간 매출 67조 7656억원, 영업이익 2조 98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46.8% 증가한 수치다. 조선·해양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큰 폭으로 이뤄진 가운데 전력기기 부문 호조세까지 지속된 결과다.

실제 지난해 HD현대 조선·해양 부문 수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물론 산하 조선 3사인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까지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

먼저 HD한국조선해양은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의 수주량 확대와 생산 효율화를 통한 건조물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9.9% 증가한 25조 53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또한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 선별 수주 전략으로 전년보다 408% 증가한 1조 4341억원을 거뒀다.

HD현대중공업은 매출 14조 4865억원, 영업이익 7052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HD현대삼호와 HD현대미포도 각각 매출 7조 31억원과 4조 6300억원, 영업이익 7236억원과 885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력기기 부문 사업 성장도 눈에 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확충과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으로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3조 3223억원의 매출과 669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외에도 HD현대마린솔루션은 주력인 선박 부품서비스 사업(AM) 수주 호조세 등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한 1조 745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34.8% 증가한 27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그룹에 새롭게 편입된 HD현대마린엔진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친환경 엔진 제품 확대로 전년 대비 각각 28.9%, 85.5% 증가한 3158억원과 332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조선은 잘 나가는데...정유·건설기계 불황 극복은 숙제

올해 조선 및 전력 사업 전망도 밝다. 특히 조선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LNG 수출 확대 등으로 선박 유지·보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 등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 움직임도 친환경 선박 강점을 보유한 HD현대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한때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HD현대오일뱅크와 HD현대건설기계의 수익성 개선은 숙제다. 건설기계 부문의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1%, 40.3% 감소한 7조 7731억원과 4324억원을 기록했다.

에너지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정제마진 악화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익은 전년 대비 58.2% 감소한 25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30조 4686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는 우선 각 사업 부문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실적 개선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증가 기조에 발맞춰 도입 원유 다양화, 공정 최적화 등을 통해 대외 변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상반기 완공 예정인 울산 선진화 공장을 기반으로 품질 및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전 사업 영역에서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며, “조선 및 전력기기 부문의 양호한 실적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친환경 기술 개발과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