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 '대왕고래 프로젝트' 테마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1차 시추 실패로 사업 동력에 대한 의구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전 거래일 대비 13.82%(4900원) 내린 3만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4.67%(5200원) 내린 3만25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대왕고래 테마주로 꼽히면서 6만4500원까지 주가가 올랐으나 현재는 작년 최고점 대비 52.64% 하락했다.
또 다른 가스·석유 관련주인 한국ANKOR유전(-17.57%), 화성밸브(-16.26%), 동양철관(-10.06%), 한국석유(-13.80%), 흥구석유(-9.08%) 등도 급락했다.
대왕고래 테마주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것은 6일 산업통상자원부의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 결과 경제성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지난해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 1호 안건'으로 동해 영일만 심해에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한 유전 탐사 사업이다. 발표한 당일 석유·가스 관련주는 일제히 급등했다.
지난해 6월 3일 한국가스공사는 전 거래일 대비 29.87%(8900원) 상승한 3만8700원에 거래를 마친 뒤 줄곧 우상향해 같은 달 20일 종가 기준 6만45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에 주가는 내려갔다. 예산안 삭감과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책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면서 대왕고래 테마주는 하락세를 나타내 지난 1월 31일 3만4200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ANKOR유전은 지난해 6월 3일 29.74% 오른 445원으로 마감하며 상승세를 타다 같은 달 7일 장중 649원에 거래되며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가가 급락하다 지난해 12월 9일 최고점 대비 68.72% 하락한 203원에 최저점을 기록했다.
또 다른 테마주인 동양철관은 대왕고래 프로젝트 발표일에 전 거래일 대비 29.89%(208원) 오른 90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동양철관은 주가가 계속 상승해 지난해 6월 7일 종가 기준 1678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최고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며 줄곧 하락하다 지난해 12월 10일 580원으로 최저점을 찍으면서 같은 해 최고점에서 65.44% 내렸다.
그러다 지난 3일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울릉분지에서 가스·석유가 추가로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대왕고래 테마주는 다시 상승했다. 미국 심해 기술 평가 전문기업 액트지오는 보고서에서 탐사 자원량이 가장 많은 '마귀상어'를 포함한 14개의 유망구조의 예상 매장량은 최대 51억70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가스공사(6.29%), 한국ANKOR유전(29.83%), 동양철관(3.99%), 한국석유(29.93%), 흥구석유(21.67%) 등은 이날 다시 급등했다. 하지만 불과 3일 만에 첫 시추 결과가 실패로 나오며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이 제기되자 모두 급락한 것이다.
증권가는 처음부터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들의 면면이 대왕고래 사업성 발표와는 큰 연관이 없었던 전형적인 테마주 움직임을 보였다고 평가한다.
증권가 관계자는 "탐사 시추 결과가 긍정적이었더라도 평가 시추부터 상업 생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결국 주가는 회사의 영업상황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실제 사업 진행 여부, 수주 등과 전혀 관계가 없는 종목들이 테마주로 엮여 급등할 경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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