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노 파나마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07/20250207151357554156.jpg)
파나마가 중국의 대외 확장 핵심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이니셔티브'에서 공식 탈퇴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이 장악한 파나마 운하를 미국이 되찾겠다고 선언하는 등 수차례 파나마 정부를 압박한 게 영향을 미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베이징 주재 자국 대사관에 일대일로 탈퇴를 신청하는 ‘90일 사전 통지서’를 중국 정부에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파나마는 지난 2017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남미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날 물리노 대통령은 "중국과 협정에 서명한 사람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 협정이 수년간 파나마에 무엇을 가져다주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더 이상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내가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논란과 압력으로 내린 조치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파나마의 일대일로 탈퇴 결정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파나마 방문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국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사실상 중국 정부가 파나마 운하를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되찾겠다고 수차례 공언했다.
앞서 2일 파나마를 방문한 루비오 장관은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종식시키지 않으면 미국이 파나마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파나마는 중국과의 일대일로 협력 협정이 만료된 후에는 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심지어 협정을 조기에 종료하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파나마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최근 파나마 운하의 일부 항구를 운영하는 홍콩계 기업 CK허치슨 홀딩스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는 한편, 계약 해지를 검토하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번 파나마의 일대일로 공식 탈퇴 결정에 루비오 장관은 "승리"라고 부르며 "국가안보를 보호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의 본보기"라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은 유감을 표명했다. 푸충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정치적 의제를 추진하기보다는 개발도상국 간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경제 플랫폼"임을 강조하며 파나마 운하 운영에 대한 미국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완전히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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