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기도](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07/20250207171725904497.jpeg)
김동연 지사의 스타트업 ‘브레인벤쳐스’ 성남시 판교창업존 입주기업 방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정에 없던 방문도 그렇지만 노동 조건 악화에 대한 걱정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주기에 충분해서다. ‘브레인벤쳐스’는 주 3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회사다. 재택근무, 유연 출근제 등도 시행 중이다.
근무시간과 조건에 있어서 여타 스타트업 기업과 많은 차별화가 있다. 그럼에도 직원 연봉은 업계 평균보다 높다. 2020년 설립 이후 기업의 매출은 꾸준히 오르고 있어서다. 따라서 근무시간은 줄어도 생산성은 올라간다는 것을 증명한 기업으로 통한다.
김 지사는 이재명 대표의 '반도체 특별법 주52 시간 예외' 논란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이 기업을 찾은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과거 노동집약적으로 근로 시간을 길게 해 생산성을 높이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시대 변화를 잘 읽어야 한다”고 밝혔다. (2025년 2월 7일 자 아주경제 보도)
그러면서 “생산요소라고 하면 노동, 자본, 땅을 말하는데 이제는 노동에서 양보다는 질이 중요해졌다”면서 “노동의 질은, 애사심, 충성심, 통제가 아닌 동기부여 등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대표의 반도체 특별법 주52 시간 예외에 대한 반박 메시지로 풀이되면서 반향을 불러왔다.
아울러 노동생산성과 관련해 변하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꿰뚫어 보는 혜안이 빛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노동' 조건은 결코 '목표'를 향한 수단이 될 수 없는 중차대한 문제임을 설파했다고 해서 더욱 그랬다.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논리를 반박하는 더욱 날 선 비판을 내놨다. "AI 기술 진보 시대에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이 반도체 경쟁력 확보의 본질인가?"라며 "시대착오적 발상" "시대를 잘못 읽고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반문해서다.
반도체 특별법 협상의 차선책도 제시했다. "지금 대한민국 반도체 주권을 지키기 위한 핵심은 첫째 재정을 포함한 과감한 지원 둘째 전력과 용수 문제 해결, 셋째 반도체 인프라 확충"이라며 "반도체 산업현장에서 현행 근로기준법의 예외 제도를 활용하기 어려운 실제적 사유가 있다면 현행 제도를 수정 보완하면 된다"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한 이러한 '쓴소리'와 직격은 평소 김 지사의 화법에 비해 강도가 매우 높은 것이다. 노동과 근로자 문제에 대한 김 지사의 확고한 철학과 소신을 읽기에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그동안 김 지사는 근로 시간 단축 문제에 있어선 항상 노동자의 편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며 실용성 아니고 퇴행일 뿐이라 주장해 왔다. 최근 이 대표의 '친기업 우클릭'이 여당과 민주당 내에서조차 논란이다. 김 지사의 충정 어린 지적이 근로조건을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이 대표 사고(思考)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