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는 최근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A-',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2012년 한국 신용등급을 'A+'에서 상향 조정한 뒤 13년 넘게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과 이에 따른 정치적 불안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왔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심화하면 경제 심리가 악화하고 대외신인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글로벌 신평사 중 한 곳인 무디스는 지난해 프랑스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낮췄다. 프랑스 의회 내에서 예산 등을 둘러싼 대립이 이어진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특히 피치의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방한 중이었다. 당시 기재부 관계자들도 피치와 면담을 진행했고 국회의 비상계엄을 해제를 바라본 뒤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치의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한 만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의 신용등급 평가도 긍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은 더욱 심화할 수 있다. 피치도 "정치적 교착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 성과, 재정건전성 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연례협의 보고서를 통해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는 투자·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기재부 1차관 주재로 지난달 출범한 '범정부 국가신용등급 공동대응 협의회'를 통해 대외신인도 관리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또 11~14일 최종구 국제금융협력대사가 홍콩과 싱가포르를 찾아 피치, 무디스, S&P 등 글로벌 신평사의 신용등급 담당자들을 만나 긴밀한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