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에 참석해 관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0/20250210094557584221.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에 참석해 관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거대한 부동산 부지”라고 규정했다. 그는 가자지구를 미국이 소유·개발하겠다는 자신의 구상과 관련해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현지 토지 구역들을 중동의 다른 국가에 넘길 수 있다”고도 했다.
9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을 관람하기 위해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이같이 밝혔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그는 “가자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부동산 부지라고 생각해보라”며 “미국이 그것(가자지구)을 소유할 것이고 우리는 천천히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를 매입해 소유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가자지구를 미래 발전을 위한 좋은 장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와 관련해서는 “팔레스타인인이나 가자지구 주민들이 다시 한번 (가자지구로) 돌아가도록 허용하는 것은 큰 실수”라며 “우리는 (팔레스타인 친이란 무장단체) 하마스가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돌보고 그들이 살해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개별 사례 검토를 통해 팔레스타인 난민을 미국으로 입국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이집트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만나겠다”며 중동 국가들이 자신과 대화한 뒤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이주를 수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구상을 내놨다. 가자지구 구상은 이곳에 거주하는 200만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주변국으로 이주시키고 이곳을 미국의 소유로 만들어 국제적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파격적인 구상은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수립을 지지해온 미국의 ‘두 국가 해법’ 정책을 사실상 뒤집은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두 국가 해법은 팔레스타인이 주권국가로 독립해 이스라엘과 ‘국가 대 국가’로 공존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은 즉각 성명을 내고 “국제법을 위반해 더 큰 불안정을 야기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연맹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27일 아랍 정상회의까지 긴급 소집한 상태다.
사우디 역시 팔레스타인 주권국가 수립 없이는 이스라엘과 수교하지 않을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주민을 인근 아랍 국가로 이주시키는 것에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동안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수교의 전제조건으로 민간 분야 원자력 개발 허용과 함께 팔레스타인 독립국 수립을 요구해왔다.
이스라엘군, 가자 ‘넷자림 회랑’ 완전 철수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구상’을 환영하는 이스라엘은 하마스와의 휴전 협정에 따라 가자지구를 가로지르는 군사 구역인 ‘넷자림 회랑’에서 완전히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넷자림 회랑에서 철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넷자림 회랑은 지중해에서 반대편 이스라엘 국경까지 이어지는 길이 약 6㎞짜리 통로다. 가자지구 남부로 피란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가자시티 등 북부로 귀환하려면 이곳을 통과해야 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 21일 차에 넷자림 회랑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휴전 2단계 협상을 위한 대표단을 중재국 카타르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당초 1단계 휴전 16일 차인 이달 3일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와 인질 전원 석방을 골자로 하는 2단계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다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AP통신은 이스라엘 극우 세력이 하마스 상대 전쟁을 재개하라고 압박하는 데다 가자지구 주민을 주변 아랍국으로 이주시키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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