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CEO 칼럼] P2P금융·저축은행 연계투자, 지속적인 관심·정책지원 필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효진 에잇퍼센트 대표이사
입력 2025-02-10 17: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이효진 에잇퍼센트 대표이사 사진에잇퍼센트
이효진 에잇퍼센트 대표이사 [사진=에잇퍼센트]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는 29개 저축은행에 대해 ‘P2P금융(온투업) 개인신용대출 연계투자 혁신금융서비스’를 신규 지정했다. 이후 업계는 세부 협의와 전산 개발을 거쳐 조만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서비스가 가져올 긍정적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중저신용자들은 여전히 대출 승인이 어렵거나 한도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경기 악화와 정치적 불안 속에서 서민들의 금융 부담은 가중되고 있으며, 이번 서비스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내 P2P금융사는 중금리 대출에 특화돼 있다. 국내 1호 P2P금융사인 에잇퍼센트는 이름부터 중금리를 상징한다. 회사는 지난 10년간 AI 기반 신용평가모형 개발, 온라인 대출 특화 상품 전략, 신속한 모바일 서비스 구축 등에 집중 투자해왔다. 그러나 기관 연계투자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대출 규모를 확대하기 어려웠다. 이번 조치는 그러한 장벽을 허물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저축은행 업계는 디지털 격차와 지역 편중 현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디지털 역량을 갖춘 곳은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개인 고객이 모바일 대출비교 플랫폼을 활용하는 상황에서, 다수의 저축은행들은 이 시장에 효과적으로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P2P금융 연계투자는 저축은행이 막대한 디지털 투자 없이도 중금리 개인신용대출 공급을 늘릴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적극 활용하면 국내 금융기관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디지털 접근성을 향상시켜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P2P금융업은 10년 이상 지속돼 왔으나, 여전히 산업 전체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핀테크 산업 특성상 초기 투자 비용이 크지만, 일정 규모에 도달하면 수익화가 가능하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P2P대출의 80% 이상이 기관투자로 조달된다. 세계 1위 P2P금융사인 SoFi는 2024년 대출취급액 35조원을 전량 기관 및 자체 자금으로 조달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기관투자 없이 P2P금융이 10년간 존속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이번 서비스가 성공한다면 우리나라 핀테크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핀테크 산업에서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를 경험한 사례가 적지 않다. 중요한 것은 서비스 개시 이후의 지속적 관심과 대응 노력이다.

큰 틀에서 합의된 정책이 세부 규정이나 행정 절차로 인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때로는 더 큰 정책에 상충될까 염려돼 일이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미리 과도하게 우려하는 것이 아닌지 점검하고, 상황을 주시하며 조치를 취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자체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기준을 고려해 실질적인 결과를 정책 성과로 평가하는 인식 변화를 가져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조치는 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 투자만을 허용하는 제한적 서비스다. 향후 캐피탈, 카드사, 은행 등 다양한 금융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되고, 개인신용대출 외에도 다양한 대출 상품에 연계투자가 가능해지길 기대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