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11주 연속 하락하고 있는 전국 아파트값도 하락 폭을 줄였고, 전셋값도 전국은 하락에서 보합으로, 서울은 보합에서 상승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서울의 집값이 다시 상승 전환 흐름을 타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한편에서는 일부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한 제한적 상승인 만큼 상승 흐름이 지속될지 불확실하다는 의견도 나오는 등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보합 이후 5주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설 명절 이후 이렇다 할 집값 반등 요인이 없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돼 서울 집값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으나, 예상을 비켜간 것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송파구가 0.13% 오르며 서울 평균 상승률을 훨씬 웃돌았고, 서초(0.06%), 강남(0.03%)도 각각 올라 강남 3구 모두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세를 멈추고 상승 전환한 데는 오세훈 시장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발언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지난달 ‘규제 풀어 민생 살리기 대토론회’에서 “특단의 조치로 행하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일부 단지에선 기대감이 반영되며 신고가 거래도 보이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114㎡는 지난달 11일 종전 거래 대비 8억1000만원 오른 38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2단지 전용 129㎡는 지난달 20일 종전 최고가 대비 3억9500만원 상승한 27억9500만원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3단지' 전용면적 84㎡는 이달 18억6500만원(1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전 최고가인 17억1000만원(1층)에서 1억5500만원 뛰었다.
일각에서는 새해 들어 은행의 대출 총량 완화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등으로 매수세가 살아났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은 강남권 고가 지역과 마포, 용산, 성동구 등 지난해 집값을 견인한 지역들이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방 소멸 우려, 향후 주택 공급 감소 등으로 인기 지역에 똘똘한 한 채를 사려는 수요도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의 집값 상승이 추세로 이어질지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대출 규제 강화와 탄핵 정국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위축됐던 시장이 대출 금리 인하, 전셋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몇 주간의 흐름을 지켜봐야겠지만 1분기를 전후로 서울의 집값 흐름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김효선 위원은 "정국 불안과 대출 규제로 인한 관망세가 여전한 상황인 만큼 서울의 집값은 당분간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토허제 해제 등의 기대감이 있으나 현재 시장 흐름을 볼 때 일부 지역과 단지에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거래량과 집값이 함께 움직이는 회복세가 나타나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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