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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맞불관세' 개시...진짜 무역전쟁은 4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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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5-02-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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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전쟁 '확전' 대비···'대화' 창구도 여전

  • 1차 미·중 무역합의가 협상 '핵심으로'

  • 4월 1일 트럼프 1차 무역합의 검토 마감

  • 전문가 "1단계 합의 틀 내 협상...예측가능"

미중 무역전쟁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앞서 예고한 대로 10일(중국 현지시간) 0시 1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10% 관세 부과에 대응한 맞불 관세 조치를 정식 발표하면서 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 막이 올랐다. 현재 양국은 무역전쟁의 본격적인 '확전' 가능성에 대비하면서도, 대화의 창구도 여전히 열어두는 모습이다.
 
무역전쟁 '확전' 대비···'대화' 창구도 열어놔

미국이 앞서 4일 중국에 추가로 10% 보편관세를 부과한 당일 중국은 미국의 석탄·액화 천연가스 등 일부 미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10~15% 관세를 10일부터 부과한다고 밝혔다.

당시 중국이 관세 발효일을 10일로 정해 엿새간의 대화 협상 여지를 남겨둠으로써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와 마찬가지로 대중국 관세 부과도 유예할 것으로 다소 기대했지만, 결국 양국 간 협상 소식은 없고 관세는 예정대로 10일 발효된 것이다.

미국은 앞서 중국의 맞불 관세에 맞서 관세율을 더 올릴 가능성도 열어 놓았지만 현재 중국의 보복관세 발표에도 미국 측의 특별한 반응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시장은 양국 간 협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관세 부과를 발표한 지난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 대해 "적절한 때에 이뤄질 것이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하며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관영 매체도 미국을 향해 '대화의 문'이 열려있음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10일에도 '미국의 관세전쟁은 모두가 패배하는 상황을 만든다'는 제하 사설에서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며 "적대적 전술에 의존하기보다는 대화에 참여해 무역 분쟁을 풀 상호 이해를 추구하고 포용적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은 내달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 거시적 경제 목표를 확정할 예정인 만큼, 내부적으로 전략을 수렴한 뒤 양국 정상을 비롯한 고위급 소통에 나서려 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진짜 무역전쟁은 4월···1차 무역합의가 협상 '핵심'
 
2020년 1월 15일 당시 류허 중국 부총리왼쪽가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20년 1월 15일 당시 류허 중국 부총리(왼쪽)가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따라 시장은 양국 간 무역전쟁이 오는 4월 본격적인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상무부 등 정부부처에 1단계 미·중 무역합의 재평가 결과를 4월 1일까지 제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는 양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삼은 펜타닐과 파나마 운하 문제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가며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2020년 미·중 양국이 체결한 1차 무역합의가 향후 미·중 무역협상의 핵심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미·중 양국이 관세 협상에 나설 의향이 있으며, 중국이 앞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복원을 제안하려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 수장'이 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후보자도 앞서 6일 청문회에서 “2020년 체결한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준수 상황을 신속히 평가해 협정을 이행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 제안의 실현 가능성을 시사했다.  

2020년 1월에 체결된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서 중국은 2017년 기준으로 2000억 달러 이상의 미국산 완제품·농산물·에너지 제품 및 서비스 구매를 확대할 것을 약속했다. 다만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여파로 중국은 합의를 이행하지 못했다. 앞서 2022년 초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중국이 미·중 1단계 무역합의 구매 목표의 57%만 달성했다며, 이는 미·중 무역전쟁 발발 전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미·중 간 무역 상황이 2018년 무역전쟁 발발 당시와 비교해 달라진 점도 1단계 무역합의 복원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대해 막대한 상품 무역적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무역전쟁 발발 이전과 비교하면 적자는 다소 줄어들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품무역 기준 미국의 최대 적자국은 중국으로, 적자액은 2954억 달러에 달했다. 다만 이는 2018년과 비교하면 20% 감소했다고 일본 닛케이는 집계했다. 중국은 2023년 멕시코에 미국의 최대 수입국 자리도 넘겨줬다.

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기반으로 협상을 재개한다면 향후 무역전쟁은 좀 더 예측 가능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선딩리 상하이 푸단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중국이 양국 간 경제무역 문제를 1단계 무역합의 틀 내에서 논의할 수 있다면, 앞으로 미·중 간 경제 무역 관계는 "예측·관리 가능해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더 큰 '폭풍'에 맞닥뜨릴 일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드 바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미국의소리(VOA)에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협상의 시작점으로 삼는 것이 현명하다"며 "첫 단계에서는 적어도 양국이 익숙한 공통 언어를 제공해야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니 로이 하와이 호놀룰루동서센터 선임연구원도 "1단계 무역합의에서 협상을 시작하는 게 양국 지도부에 모두 이익이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자신의 주요 정책 지표인 미·중 간 무역 불균형을 해소했다고 주장하길 원하고, 중국으로서도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를 비교적 쉽게 승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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