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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역대급 주주환원책 발표했는데…시장 반응은 '떨떠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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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5-02-1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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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 주주환원책 발표 다음날 6.7% 급락

  • 강달러 이어지면 시장 실망감 더 커질 수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금융지주들이 예년보다 강화된 주주환원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냉랭한 분위기다. 지난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만으로 주가가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높아진 주주환원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주주환원책 발표 다음 날인 6일 6.7% 하락했고 이날까지 3거래일 동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6일 하루에만 KB금융을 75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KB금융은 지난 5일 발표한 실적에서 작년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밸류업 계획상 13%를 충족하는 13.51%였고 상반기 52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밸류업 발표 이후 첫 주주환원책이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으나 시장에서는 "기대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CET1 비율이 지난해 9월 말(13.84%) 대비 33bp(1bp=0.01%포인트) 하락했고 1조원 수준의 자사주 소각을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돈 탓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초과자본에 대한 주주환원 계획을 이행하기는 했으나 자본비율 방어에는 실패하면서 시장의 기대치에 미달하는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발표했다"며 "단순히 단기간 수급 악화를 넘어 향후 주주환원 여력 자체를 감소시켰다는 점에서 우려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그간 KB금융 주가가 경쟁사 대비 높았던 것은 주주환원 규모가 압도적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며 "KB금융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은 2분기 CET1 비율 개선 추세가 확실히 확인된 이후에나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6일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신한금융도 다음 날 주가가 1.5% 하락했다. 신한지주는 작년에 발표한 자사주 매입 중 잔여분 1500억원을 포함해 상반기에만 6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지만 지난해 실적(4조5175억원)이 컨센서스(4조7898억원)를 하회하며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도 한층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발표 다음 날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예년보다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에도 주가가 쉽게 움직이지 않는 것은 시장이 예고된 주주환원책 이상의 이행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주환원과 직결되는 CET1 비율이 추가로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은행의 CET1 비율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 1~3bp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 이 비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환율이 급등하면서 실적만큼이나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능력이 금융주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향후 관건은 하반기 추가 주주환원 강화 여부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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