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李, 기본사회 놔두고 '회복과 성장' 공식 선언…"잘사니즘 구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지윤 기자
입력 2025-02-10 16:2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교섭단체 연설서 성장 28번·분배 1번 언급

  • "갈등 완화하려면 둥지 넓히고 파이 키워야"

  • 집토끼도 잡는다…"추경30조 중 10조 민생회복"

  • 與 "이재명 잘사니즘은 뻥사니즘…행동 보여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장해야 나눌 수 있다"며 "당력을 총동원해 '회복과 성장'을 주도하겠다. '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선언했다. 기본사회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회복과 성장'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동시에 이를 '잘사니즘'으로 명명하고 정부여당에게 '민생을 살리자'며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도 부각했다.

이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희망을 만들고 갈등과 대립을 완화하려면 둥지를 넓히고 파이를 키워야 한다"며 "회복과 성장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성장'이 바로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며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을 포함해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 새 비전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표는 연설 내내 실용주의를 강조하며 진보와 보수, 어느 한쪽의 가치에 매몰돼 정책을 도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경제를 살리는데 이념이 무슨 소용이며, 민생을 살리는데 색깔이 무슨 의미인가"라며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유용하다면 어떤 정책이라도 수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과거 '복지'를 강조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 대표는 21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지난해 당 대표 출마연설에서 "복지사회를 넘어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기본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며 '분배'를 강조해 왔다. 반면 이날 연설에서는 '성장'은 28번 언급한 데 비해 '분배'는 1번만 등장했다.

이어진 연설에서도 이 대표는 성장에 무게를 실은 공약을 내놓았다. 최근 당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거셌던 반도체 기업의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과 관련해서는 총 노동시간 확대에는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어느 정도의 노동유연화는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ABCDEF 산업 정책'이라는 구체적인 성장 전략도 선보였다. 'ABCDEF'는 인공지능(AI)·바이오·문화·방위·에너지·제조업 등 6개 분야의 영어 알파벳 앞 글자를 딴 정책으로,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 투자를 강조하는 내용이 골자다. 국가 AI데이터 센터 구축, AI부트캠프(전문인력 집중양성기관)를 통한 인재 육성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그러면서도 "성장과 분배는 상호 모순이 아닌 상호 보완 관계"라며 전통 진보 진영을 달래는 발언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제 근무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기본사회 정체성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민생회복을 위해 최소 30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촉구했는데 이 중 10조는 '민생회복지원금' 예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이 연설 직후 당 소속 의원들에게 추가로 배포한 '이재명 당 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 Q&A' 자료에 따르면,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분의 일정 부분을 캐시백으로 지급하는 '상생소비지원금'(2.4조원), 지역화폐 발행지원 예산(2조원) 등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12·3 비상계엄과 제주항공 참사 등 정부 귀책사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소상공인 손실보상'(약 2조원)도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우클릭' 연설에 "말뿐인 개혁이 아니라, 직접 행동으로 보여달라", "잘사니즘이 아닌 '뻥사니즘'"이라는 혹평을 내놓았다.

김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9번의 탄핵과 23번의 특검을 추진한 점을 지적하며 "이 대표는 국가 경제가 위기라고 외치면서도 국회에서 하는 일은 '탄핵'과 '특검'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가 '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소설 1984를 보면 선전·선동하는 부처 이름이 진실부고, 고문하는 부서 이름이 애정부다. 그런 생각이 얼핏 난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기본적으로 말과 행동이 일치돼야 하는데 오늘은 말의 성찬에서 끝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