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재학생 및 동문들이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즉각 퇴진하라 연세대 행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0/20250210161954511863.jpg)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의 탄핵소추안 통과까지는 10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직무 정지를 앞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도 사그라들지 않은 정부·여당 간 불협화음에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임기 내내 노출한 소통 및 리더십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실패는 비상계엄 선포"라며 "이는 정치 초보의 문제를 넘어 극우적 본성과 검사 출신의 체질이 결합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정치 문외한이 갑작스러운 인기를 타고 키를 잡았지만 준비가 안 됐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MB) 정부 이후 첫 거버너 프레지던트의 등장이 한국 정치에 새로운 흐름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5년 단임제로 대표되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타파할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할 경우, 최소한 안정성이라도 담보할 수 있는 '관리형' 대통령이 적합하다는 이해관계와 맞닿아 있다.
박 평론가는 "기본적 행정 체제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면 생각보다 큰 어젠다(의제)를 풀어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행정 경험을 가진 인물이 훨씬 낫다"며 "미국의 경우도 대부분 주지사 등 정치 경험을 보유한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 최소한 도지사를 할 경우 의회와의 관계를 통한 정치력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로 이어지는 과거 '경기지사의 저주'로 불리던 대선 징크스도 깨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교수는 "과거에는 경기지사가 중앙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SNS를 통해 얼마든지 주목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이 교수는 "당선되지 않더라도 도지사나 시장을 거쳐 대통령에 도전하는 경로가 형성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했다.
반면 거버너 프레지던트의 한계로는 '쇄신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적다는 지적이 많았다. 박 평론가는 "행정 경험이 많은 관료주의적 성향의 인물은 혁신과 변화의 시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중앙정치와 거리가 있어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분석했다.
차기 대선에서는 행정 경험과 함께 소통 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에 상당한 비중을 둬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현 정부의 주된 실패 원인으로 '일방통행식' 행보와 야당과의 스킨십 부재가 지목되는 만큼, 국정 운영 권한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평론가는 "윤 대통령은 소수 정당임에도 한 번도 야당에 먼저 손을 내밀지 않았다"며 "야당을 범죄자 집단, 빨갱이 집단으로 몰아가며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 국정을 망친 가장 큰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도 "정치는 힘들고 어렵더라도 대화하고 상대방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굉장히 부족했다"며 "이성보다 감정이 앞섰던 행동들이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들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신중론을 유지했다. 박 평론가는 "김동연 지사의 경우 이재명 대표가 항소심에서 유죄로 물러난다면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오세훈·홍준표의 경우 50% 이하"라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당내 역학구도에 따라 경선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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