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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요즘이었으면 자폐 진단 받았을 것…나는 운이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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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현 수습기자
입력 2025-02-1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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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 게이츠 첫번째 자서전 '소스 코드: 더 비기닝'

  • 사회성 떨어졌던 유년시절…대학생 때 컴퓨터에 올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내가 오늘날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면, 아마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을 것"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 빌 게이츠는 최근 출간된 자신의 회고록 '소스 코드: 더 비기닝'에서 이같이 밝혔다. 몸을 흔드는 버릇이 있던 작고 마른 한 소년이 성장해 MS라는 거대한 컴퓨터 왕국을 설립할 때까지 모습을 회상하며 한 말이다.

빌 게이츠는 변호사 아버지와 활달하고 진보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 시애틀의 백인 중산층 동네에서 자랐다. 하지만 그의 유년 시설은 평탄치 않았다. 게이츠는 마음의 리듬이 다른 아이들과는 달랐고 과도한 그의 에너지는 끊임없이 몸을 흔드는 평생의 버릇을 만들어냈다. 21개월 먼저 태어난 누나는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렸으며 애초에 성적도 좋았지만, 게이츠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게이츠가 지진아라며 유급을 권한 언어치료사도 있었다.
 
회고록에 따르면 그는 오로지 자신이 흥미를 느낀 일에만 몰두하는 인물이었다. 흥미를 느낀 것은 독서와 수학, 혼자만의 사색 시간이었고 다른 일에는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았다. 부모의 노력과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빌 게이츠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게이츠는 "부모님은 내가 내향적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야구팀, 컵스카우트, 다른 가족과의 저녁 식탁 등 바깥세상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게 했다"고 고백했다.
 
그가 다녔던 레이크사이드스쿨은 인생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학교에 다닐 수 있었던 것도 부모의 재력 덕분이다. 학교는 전화선으로 접속해 컴퓨터를 나눠 사용하는 이른바 시분할(timesharing) 방식으로 컴퓨터 단말기가 도입한다. 텔레타이프 임대료와 컴퓨터 사용료 등 막대한 비용을 지급해야 했고 이를 위해 학부모들이 모금까지 했다. 당시 BASIC 프로그래밍 언어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무도 컴퓨터에 대한 사용법을 몰랐던 때다. 이렇게 많은 사람의 노력에 힘입어 게이츠는 컴퓨터를 만나게 됐다.
 
그는 "나는 그렇게 1968년부터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런 환경이 조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질적인 요소가 합쳐져야 했는지를 생각하면, 그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놀랍다"고 회고했다.
 
이때 컴퓨터실에서 MS를 공동 창업한 2년 선배였던 폴 앨런도 만나게 됐다. 앨런은 "빌, 네가 그렇게 똑똑하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한번 해결해 봐"라며 게이츠에게 자극을 준 인물이다. 때마침 같은 학교 선배의 어머니는 마침 시애틀에 미국 최초로 컴퓨터 시분할 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고 사업파트너인 DEC사 컴퓨터에 게이츠가 무료로 접속할 수 해줬다. 대신 컴퓨터를 이용하면서 버그나 오류를 알려주는 임무가 부여됐다. 이는 코드와 컴퓨터에 관한 경험을 확장하는 좋은 기회로 작용했다.
 
게이츠는 "처음에 500시간이라는 그 행운의 컴퓨터 무료 이용 기회가 없었더라면 다음 9500시간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1973년 가을 하버드대에 입학한다. 그가 컴퓨터에 자신의 인생을 걸게 된 건 1974년 12월 어느 날이었다. 앨런이 "프로젝트 돌파구! 상업용 모델과 맞먹는 세계 최초의 미니 컴퓨터 키트"라는 제목의 잡지 '파퓰러 일렉트로닉스' 1975년 1월호를 게이츠한테 보여줬다. 이를 계기로 앨런과 게이츠는 저렴하고 실용적인 컴퓨터 시장이 형성되리라는 것에 주목하게 됐고 1975년 마침내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든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며 "나는 불로소득 같은 특권을 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유한 미국에서, 그것도 백인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일종의 출생 복권에 당첨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이번 집필을 통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되길 열망하는 어린아이가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국내외 출간된 게이츠의 첫 자서전 '소스 코드: 더 비기닝'은 1955년 출생부터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 설립까지 20년에 걸친 내용이 담겨 있다.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운영 시절에 초점을 맞춘 두 번째 회고록과 게이츠 재단 활동을 조명하는 세 번째 책도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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