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사진 오른쪽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2월 경제전망 수정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개발연구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1/20250211114116676028.jpg)
KDI는 11일 2025년 2월 경제전망 수정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6%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2.0%)보다 0.4%포인트 낮춰잡은 것이다.
대내적으로 정국 불안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대외적으로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가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대내외 경제 여건이 모두 악화된 것을 반영해 거의 대부분 부문을 하향 조정하게 됐다"며 "미국 정부에서 이미 관세 인상을 시작했고 통상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수출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수출 여건이 안 좋아지면 가계 입장에서도 소득이 불안정해지는 부분이 있다"며 "최근 정국 불안으로 심리가 위축된 부분이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해 소비를 하향 조정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수출이 흔들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6.9% 성장한 수출 증가세는 올해 1.8%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기저효과에 따른 추가적인 증가세는 제한적이다.
정 실장은 "수출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상당히 좋았고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조정되는 국면을 보였다"며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올해 성장률은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조금 높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2.0%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누적된 수주 부진 영향에 1.2% 역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앞선 전망치보다 0.1%포인트, 0.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 2기 통상정책도 주요 위험요인 중 하나다. KDI는 국제 통상 여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통상분쟁이 격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미국 통상정책 변화의 대상, 시기, 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대내외 투자 수요가 축소되고 우리 수출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정국 불안이 길어지면서 경제심리 회복이 늦어지면 내수 개선이 제한될 가능성도 여전하다.
추경 논의에는 신중…"경기침체로 판단하기 어려워"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추경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재정정책도 경기를 뒷받침해야 하지만 국가재정법에는 경기침체, 대량 실업 발생 등 추경 요건이 법적으로 나와 있다"며 "1%대 중·후반의 성장률을 경기침체로 판단하기에는 어렵다"고 밝혔다.또 "재정도 경기를 뒷받침해야 하지만 저희가 보기에 아직 추경의 요건이 갖춰졌다고 명확하게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지난해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했고 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고금리인 만큼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강조했다.
2% 내외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성장률 전망치가 제시된 만큼 추가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재정정책을 활용해 경기를 보강하는 역할이 필요하지만 추경의 법적 요건을 따지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조금 더 나을 수 있는 만큼 상반기에 조금 더 (재정을) 집행하는 것이 경기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말 12·3 비상계엄에 따른 국내 경제 하방 압력에 대해서는 "저희 시나리오로 살펴보면 올해 성장률에서 0.1%포인트 이하의 하방 압력이 있다고 보인다"며 "정치적 불안이 있지만 경제 시스템이 유지되고 정책적으로 해야 할 일을 추진하는 것이 성장률 하방 압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