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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광명 철산동 ‘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 조합에 대한 시공사 측의 추가 공사비 증액 요구를 두고, 광명시 산하 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달 말부터 3자 합의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앞서 지난달 조합에 1032억원 규모 추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한 바 있다.
앞서 이미 2차례에 걸쳐 각각 1000억원 가량의 추가 증액이 이뤄졌음에도 6월 입주를 앞두고 추가로 증액 요청에 나선 것이다. 시공사 측은 시의 분쟁조정위원회에서도 동일한 인상액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 증액분이 위원회에서 수용될 경우, 당초 약 8780억원 수준이던 전체 공사비는 총 1조81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시에서 3자 합의에 나선다고 하지만 입주 시점이 가까운 데다 조합 입장에서는 전문가 풀도 많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조합에서도 우선 입주 시기인 6월 이전에 용역 등을 통해 시공사의 요구액을 분석해 내부를 설득시키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합 측에 따르면 설계·특화 변경으로 인한 인상분이 2288억원, 물가 상승과 공사기간 증가로 인한 금융비용 증액분은 2570억원에 달한다. 특히 GS건설은 물가상승분 및 금융비용 2570억원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부에 공사대금 청구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증액 요청이 모두 수용될 경우, 조합원 1인당 많게는 추가 분담금이 1억5000만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두 차례 인상분을 반영했는데 이번에도 공사비 인상분을 반영하면 공사비용만 8년 전 첫 수주 당시보다 50% 가까이 뛰게 된다”며 “늦어도 여름 전에는 준공이 되고 입주에 나서야 하는데 분쟁으로 입주에 차질을 빚거나 분쟁이 오래가게 되면 조합이 일반 분양자들한테 손해배상 소송 등을 당할 위험도 커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GS건설은 이르면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4구역 재개발 조합과도 720억원 수준의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막판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시공사와 조합이 어느 정도 공사비에 대한 이견을 마무리 짓고 성북구청과 서울시 코디네이터 합의 등 최종 마무리 단계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공사비가 뛰기 시작한 시점에 착공을 시작한 사업장들이 최근 입주 시기가 도래하면서 증액 요구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월까지 HDC현대산업개발은 총 10건, 삼성물산이 8건, DL이앤씨가 8건, GS건설이 7건의 공사비 증액 요구에 나섰고, 대우건설과 현대건설도 각각 6건과 4건의 공사비 증액 요구를 공시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최근 공사비가 최근 2~3년 사이에 급등한 상황이라 시공사 입장에서 증액 요구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입주를 앞두고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경우 조합에 대한 부담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에서도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입주 물량이 나와줘야 되는데 갈등으로 입주가 지연되면 수요자 입장에서는 공급에 대한 패닉이 올 수도 있는 만큼 시공사에서 사전에 철저하게 공사비에 대한 검증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공사비 갈등을하기 위한 제도 손질에 나선다. 국토부는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입찰제안서에 ‘공사비 변동 기준’을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일부 개정안을 이달 내에 행정예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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