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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입학식 특수는 옛말"...'고환율에 수입경쟁' 화훼농가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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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5-02-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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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파에 기름값만 매달 수천만원 사용…평년보다 20~30% 늘어

서울 서초구 양재동 양재꽃시장의 한 매장 사진박명섭 기자
서울 서초구 양재동 양재꽃시장의 한 매장 [사진=박명섭 기자]
# 경기도 일산에서 비닐하우스 10동 규모 화훼농가를 하고 있는 A씨는 올해 농사를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A씨는 "베고니아 비닐하우스 실내 온도를 평소보다 낮게 설정해도 매달 기름 값만 1000만원 전후로 들어간다"며 "이것저것 제외하고 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 부산 광역시에서 화훼농가를 하고 있는 B씨는 수입산 꽃들과 경쟁을 하고 있다. B씨는 "결혼식에 납품되는 거베라를 키우고 있지만 남는 게 없어 갈아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수입산 꽃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고 전했다. 

졸업식과 입학식 등 행사가 있는 겨울철 성수기에도 화훼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환율로 기름 가격이 급등한 데다 수입 상품과 경쟁하는 이중고에 시달리면서다. 

11일 아주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 초·중·고등학교는 1월말부터 속속 졸업식을 진행하고 있고 서울 주요 대학교도 오는 19일 경희대학교를 시작으로 학위 수여식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입학·졸업 성수기에도 화훼 농가는 웃을 수 없다. 연일 이어진 한파에 유가 상승으로 생산비가 올랐기 때문이다. 1400원대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등유 가격이 급등했다. 농가들은 고육지책으로 비날하우스 온도를 일부 낮추지만 잘못하면 꽃이 피지 않을 수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A씨는 "18~20도 하던 실내 온도를 15~16도로 내려도 기름값이 지난해보다 20~30% 더 들어가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B씨도 "면세용 등유가 리터당 1150원 정도 하는데 한달에 4000리터 정도 들어간다. 난방비만 400만~500만원 들어간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꽃 수입 증가도 농가의 고충을 더한다. 콜롬비아산 장미와 카네이션 수입이 늘고 있고 중국산 국화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장미와 국화 수입 물량은 각각 1488t과 7330t으로 전년 대비 27%, 7.4% 증가했다. 수입산 꽃은 생산원가가 낮아 국산보다 20%가량 저렴하다. 일반 농가 입장에서 경쟁하기 쉽지 않다. 

불경기 상황까지 겹쳐 화훼농가를 어렵게 한다. 장미 농사를 짓고 있는 C씨는 "사람들이 쓸 돈이 없어서 결혼식에서도 조화를 쓴다는데 어떻게 하겠냐"며 "경기가 안 좋은 것을 탓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훼농가에서는 외국 상품과의 경쟁은 불가피하더라도 고환율·고유가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국 불안 여파로 만들어진 고환율·고유가인데 농가에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정부는 한파와 고환율·고유가는 경영상의 변수일뿐 재해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설작목의 경우 파손이 일어나야 보험이 적용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한파로 인한 피해의 보험적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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