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고려아연-MBK 대타협'에 거는 울산시민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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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5-02-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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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영 울산연구원 전문위원 기고

김은영 울산연구원 전문위원
김은영 울산연구원 전문위원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울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72년 설립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50년 동안 울산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으로 자리 잡으며 지역 경제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비철금속을 연간 120만톤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 제련소로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왔다.

특히 고려아연은 최근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며 울산이 대한민국 산업수도로서 위상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50년간 축적된 제련 기술은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됐으며 최근에는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기술도 국가 핵심 기술로 인정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5개월간 이어진 경영권 분쟁은 지역 사회에 적지 않은 불안을 안겨줬다. 울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고려아연 주식 1주 갖기 운동'에 참여한 것은 향토기업의 안정적 경영을 바라는 지역 사회의 염원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지역 경제 기반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의지 표현이었다.

지난달 23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면서 울산 시민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울산시는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들이 고려아연을 지켜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특히 지역 사회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전개된 '주식 1주 갖기 운동'이 향토기업 보호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임시주주총회 다음 날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에 "대타협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자"며 "MBK가 고려아연 발전을 목표로 협력하고 신뢰할 수 있다면 경영 참여 기회도 열어 놓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사회 운영을 개방해 MBK에 경영 참여를 허용하는 전향적 방안으로 평가된다. MBK의 자본 효율성 노하우와 고려아연의 기술력이 결합하면 기업 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산업·금융 자본 협력 모델 구축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지역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갈등이 장기화되며 기업과 산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려아연의 대타협 제안은 합리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한국의 중요한 전략적 기반 산업을 지탱하는 핵심 기업이다. 고려아연을 둘러싼 산업 생태계의 이해관계자들도 분쟁이 조속히 매듭지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다만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이 법적 대응을 예고한 만큼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대비해 울산시는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기업 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지역 경제와 민생을 안정적으로 지키겠다"는 울산시 방침은 향토기업 보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물론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축적된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하지만 양측이 대화와 타협의 자세로 임한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다. 울산 지역 경제의 관점에서 볼 때 이번 대타협이 성사된다면 단순한 경영권 분쟁의 해결을 넘어 지역 산업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 양측이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대화에 임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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