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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골칫덩이' 된 MG손보…금융당국, 책임 떠넘기기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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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5-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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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해보험이 금융당국의 ‘골칫덩이’가 됐다.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선정한 이후 세 번의 매각을 시도했지만, 3년 가까이 새 매수자를 찾지 못하면서다. 지난해에는 공개매각에서 수의계약으로 전환했고, 가까스로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화재를 선정했다. 다만 이마저도 MG손보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실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매각을 주관하는 예금보험공사는 결국 정공법을 택했다. 지난 12일 메리츠화재, MG손보와 함께 노조를 상대로 법원에 업무방해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노조가 실사 방안을 수용하지 않고, 계속 문제를 제기하며 실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그러나 노조는 여전히 물러서지 않고 있다. 예보의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에서 업무방해 행위가 맞는지 따져보며 맞서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은 안 할 예정”이라며 “대신 업무방해금지가처분에 대해 법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급기야 당국은 청산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재입찰까지 포함하면 네 차례에 걸친 매각 과정에서 원매자가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게 확인됐다”며 “MG손보에 선택지가 별로 남아있지 않다”고 청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예보도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하는 경우엔 관계기관과 협의해 청·파산을 포함한 정리 대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청산이 현실화하면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데 있다. 당장에 124만명의 보험 계약자의 피해는 물론 임직원 60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전속설계사와 대리점으로 구성된 MG손보 영업가족협의회도 나서 지난달 신속한 매각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당국과 예보 등에 제출하기도 했다.
 
MG손보 상황이 이렇게까지 내몰린 데는 당국의 책임도 크다. 1947년 국제화재보험으로 설립된 이후 MG손보는 2001년(국제화재보험), 2012년(그린손해보험), 2022년(MG손해보험) 등 3번이나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지만, 지난 20여년간 제대로 된 경영 정상화를 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부실금융기관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재무 상황은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2023년 1분기 82.56%에서 지난해 3분기 43.4%까지 떨어졌다. 당국의 킥스 비율 권고치인 150% 이상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권고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천억원 이상의 자본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라도 당국은 청산을 내세우기보단 중장기에 걸친 MG손보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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