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물가 온도차] 미국발 물가 쓰나미 덮치나…상반기 내내 오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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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서 기자
입력 2025-02-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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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물가 전년 대비 3.0% 상승…시장 전망 웃돌아

  • 트럼프 관세전·추경 논의에 물가 상방 압력 ↑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유가정보 간판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국내 물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물가가 오르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관세 전쟁 확산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국내 경기 부진에 따른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까지 본격화하면서 상반기 내내 고물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 계란 등 식품 가격이 올랐고 에너지 가격도 상승 폭을 키웠다. 미국 CPI가 3%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이다. 2%대를 점쳤던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다.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전월 대비 상승률도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0.5%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카드도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수 있다. 미국이 관세를 매기고 상대국도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대응이 반복되면 물가 상승 압력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이미 물가 불안이 나타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개월 연속 오르며 지난달 기준 2.2%를 기록했다. 2%대 물가 상승률은 5개월 만이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예측보다 0.4%포인트 내린 1.6%로 재조정했다. 이에 반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과 동일한 1.6%로 내다봤다. 성장 기대치는 낮췄지만 물가 전망은 유지한 것이다.

대외 여건이 변화한 영향이 크다. KDI는 올해 원유 도입 단가를 배럴당 74달러에서 7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실질실효환율로 평가한 원화 가치도 최근 약세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상반기 물가 전망을 1.8%, 하반기는 1.5%로 관측했다. 상반기 중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고환율 여파로 수입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물가지수는 142.14(2020년=100)로 전월 대비 2.4% 올랐다. 지난해 10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세다.

수입물가가 오르면 수입 소비재 가격과 생산자물가에 충격을 줘 결국 소비자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 수입물가 상승분은 통상 1분기 이내에 소비자물가에 전이되는 만큼 최소 2분기까지는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추경 편성이 현실화하면 물가는 더 오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35조원 규모의 자체 추경안을 공개하면서 13조원을 투입해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전 국민 지원금으로 유동성을 풀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우려를 제기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만일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강해진다면 금리 인상 압박을 받게 되고 내수는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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