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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다운 좀비기업] 이차전지 한다던 자이글…'호재성 허위 뉴스'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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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기자
입력 2025-02-1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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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진출 내세워 10배 치솟았던 주가 다시 급락… 투자자 피해 속출

  • 테라사이언스 비슷한 사례… 인동첨단소재 '리튬 사기'도 재조명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주방기구 전문기업 자이글의 미국 이차전지 신사업 진출이 무산됐다. 3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신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때 10배 가까이 상승해 3만8900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다시 3200원대로 급락했다. 최근 회사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과 피해도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자이글은 자이셀과 체결했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계약과 유형자산 양도를 철회하면서 지난달 24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자이셀은 미국 엑스티볼트, 엑스티스팩펀드 등 3사가 합작으로 설립한 벤처(JV)로, 자이글이 보유한 기계장치를 자이셀에 넘기고 그 대가로 자이셀 지분을 취득하는 계약이었다. 자이글이 취득하기로 한 자이셀 지분 가치는 191억8050만원(지분율 30%)에 달했다. 
 
앞서 자이글은 이차전지 사업 진출과 대규모 계약 체결을 내세우며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회사는 2023년 7월 신한회계법인이 외부평가 의견서를 토대로 올해부터 회사의 배터리 관련 사업 매출이 5951만 달러(약 854억원)에서 2031년까지 6816만 달러(약 978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공시한 바 있다.

관련 계약을 통해 미국 버지니아주에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셀 제조 공장을 설립하고 이차전지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계약 과정에서 자이셀 측의 불이행 문제가 발생하면서 지분 취득 계약이 철회됐다.
 
자이글 관계자는 "계약 취소 사유에 해당할 수 있는 사실관계가 확인되면서 지분 취득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예정이며, 이와 관련해 추가로 밝힐 입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 철회로 인해 자이글이 다시 이차전지 사업에 도전할지는 미지수다. 자이글 관계자는 "현재 여러 가지 방면으로 검토 중이지만 진행 상황은 공시 전까지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로 거래정지 중인 테라사이언스도 과거 리튬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하며 주가가 7000원대를 훌쩍 넘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후 리튬 사업과 관련된 진전이 없자 단순히 주가 부양을 위해 호재성 뉴스를 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테라사이언스는 기업회생 절차를 앞두고 있으며 전·현직 경영진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법원은 테라사이언스 재무 상태와 부채 구조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이처럼 상장사들의 허위 공시와 과장된 홍보로 인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는 만연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장외주식시장(K-OTC) 상장기업이었던 인동첨단소재 사기 사건이 있다.
 
2022년 중소기업 인동첨단소재는 볼리비아에서 121만톤 규모 리튬 조광권을 확보했다는 허위 발표로 투자자들을 속였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기업 그린에너지글로벌이 볼리비아 리튬 900만톤에 대한 채굴권을 확보했으며 이 중 130조원 가치가 있는 121만톤에 대한 채굴권을 인동첨단소재에 부여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볼리비아 리튬 공사가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인동첨단소재의 거짓 홍보와 불성실공시가 드러났고, 회사는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대표이사와 주요 경영진들이 대거 구속됐다. 끝내 회사는 K-OTC 시장에서 상장폐지되며 종말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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