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선임기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3/20250213182400141070.jpg)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5년 일본 도쿄 기자 간담회에서 남긴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는 발언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한국 사회 전반의 경쟁력이 국제 무대에서 뒤처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특히 정치권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던졌다. 이 발언이 나온 지 30년이 되어가는 지금, 우리는 과연 달라졌는가.
이 회장의 발언 직후 정치권에서는 격렬한 반응이 나왔다. 김영삼 정부는 이에 불쾌감을 드러냈고, 이후 정권에서도 정치인들은 이 발언을 불편해했다. 하지만 그 이후 30년간의 정치사를 돌이켜보면, 그의 지적은 하나도 틀리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김대중 정부 시절 IMF 이후 경제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의 각종 내부 갈등이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 됐다. 노무현 정부 때는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운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됐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과 자원 외교 논란 속에서 정책적 실패를 경험했고, 박근혜 정부는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결국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부동산 정책 실패와 조국 사태, 울산시장 선거 개입 논란 등으로 정치적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
참 안 바뀌는 부분이 정치다. 아니, 정치는 그때보다 퇴보했다. 민주화세력들이 치를 떨며 저주, 비난했던 박정희 전두환 정권때 보다 못한 것이 작금이 정치 행태다. '시집살이한 시어미가 더 한다'고 독재 치하에서 시름했던 민주화 세력들이 정권을 잡으니 좀 나아질 줄 알았건만, 속담과 똑 같은 꼴이다.
민주화 세력들은 특히 민주당 사람들은 안 그럴 줄 알았다. 극악 무도했던 독재 정권 때도 상상 못했던, 그런 작태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민주화 세력들이 들어섬으로써 좀 더 민주적이고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세상이 올 줄 알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씨 조선 이성계, 정도전이가 채택한 유교주의, 다시말해 그들만의 민주주의 세상을 만들었 듯, 이들 세력도 딱 마찬가지였다. 아니, 조선을 망가트린 유교주의보다 더 나쁜 그들만의 민주주의를 건설하고 하고 있다. 지금 민주당이 벌이고 있는 입법독재가 그것이요, 범죄 혐의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뻔뻔스런 행태가 바로 그렇다. 특히 이 대표를 열렬히 신봉하는 민주당 열성 당원이 더 한심할 뿐이다. 오죽 했으며 점잖고 도덕적으로나 모든 면에서 깨끗하고 맑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주당은 해체해야 한다고 했을까.
이와 더불어 민주당과 보조를 맞추는 듯한 헌법재판소 '우리법 연구회' 출신 문형배 재판관 무리들도 독단적이기는 꼭 닮아있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일제시대 재판도 이렇게는 안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이건희 회장이 30년 전에 했던 발언이 여전히 유효함을 방증한다. 정치는 여전히 4류라는 말이 잘못된 지적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대한민국 정치권은 사법 리스크까지 겹쳐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제1야당 대표는 제3자 뇌물죄, 배임, 범죄수익은닉규제법과 부패방지법 위반, 허위사실 공표, 위증교사, 이해충돌방지법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있다. 이는 정치적 공방을 넘어 사법적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물론 정치권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대한민국이 여전히 건재한 이유는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제를 이끌고 있고, 행정 시스템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권이 더 이상 국가 발전의 발목을 잡는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현재 정치권은 다시 한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우리 국민들은 부패한 정치를 그대로 두고 볼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 회장의 말처럼 ‘정치는 4류’라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하며, 정치권 스스로도 반성과 개혁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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