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적힌 '수거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사살계획과 비상계엄 장기화를 위한 날짜별 실행계획도 공개됐다.
지난 13일 MBC에 따르면 노 전 정보사령관은 체포 대상자를 일일이 나열한 뒤 'A급 수거 대상 처리 방안'을 별도로 작성했다. 이어 체포한 이들을 보낼 장소로 연평도와 제주도를 지목, '이송 중 사고', '가스·폭파·침몰·격침'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첩 뒤쪽에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담겨 있었다. 장소를 GOP 최전방 부대와 비무장지대·바닷속·연평도 등 무인도·민통선 이북 등 구체적으로 구분했고 'GOP 상에서 수용시설에 화재·폭파', '외부 침투 후 일처리 사살, 수류탄 등'이라고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내국인 사용시는 수사를 피하기 어렵다', '전문 프로가 필요하다'고 적으며 '사살' 후 '증거 인멸'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곧이어 노 전 사령관은 수거 후 처리 방안으로 '북 직진', '북에서 조치한다' 등을 작성해 북한을 활용하는 방안까지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과의 접촉 방법을 '비공식 방법', '무엇을 내어줄 것이고 접촉 시 보안대책은' 등 논의한 듯한 문구도 함께 발견됐다.
이에 더해 수첩 첫 장에 '시기'를 '총선 전'과 '총선 후'로 구분하고 '실행 후 싹을 제거해 근원을 없앤다', '지속적으로 싹을 잘라버리는 방법을 쓴다'고 명시해 오랜 기간 비상계엄을 준비한 정황이 담겼다.
또 경찰과 국군 방첩대 헌병을 활용해 특별수사본부를 꾸린 뒤 신속한 재판으로 구속하고 '차기 대선에 대비해 모든 좌파 세력을 붕괴시킨다'고 적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비상계엄이 지난해 총선 이전부터 야당과 진보 진영을 노리고 준비된 것으로 해석된다.
뒤이어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는 'D-1 계엄 선포 하루 전 미국의 협조를 구하고, D-day엔 VIP(윤석열 대통령)의 담화 장소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적으며 '전 국민 출금조치' 등의 표현이 함께 발견됐다.
구체적인 계획으로 10일 차까지는 체포대상자를 수거해 수집소로 이송하고, 이후 50일 차까지 서울 외 지역에 있는 수집대상자에 대한 수거 작전이 명시됐다.
아울러 수첩에는 노 전 사령관이 민간인 신분임에도 군 수뇌부에게 지침을 내리는 정황과 대통령이 3선까지 집권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개정하고, 국회의원 수는 절반으로 줄이는 선거제도 개선 방안이 담겼다. 이를 통해 비상계엄의 궁극적인 목표가 윤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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