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중국 정상과의 3자 회담을 통해 각 국이 국방비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합의하는 구상을 내놓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상호관세에 관한 각서 서명 후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핵 및 군비 감축을 위한 대화 재개 희망 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이 안정되면 중국, 러시아와 만날 것"이라면서 "그래서 군이 거의 1조 달러(약 1442조원)를 지출할 이유가 없으며 우리는 이를 다른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황이 정리되면 내가 처음 하고 싶은 회담은 중국·러시아와 핵무기를 감축하고 무기에 돈을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대한 회의"라면서 "나는 군사비를 반으로 줄이자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 및 푸틴 대통령과 한 번에 3자 회담을 하는 것도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 "그럴 수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상황이 좀 진정되는지 보자"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화상 연설에서도 중국 및 러시아와의 핵 군축 추진 희망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미국이 방위비 지출을 삭감하면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군사적 태세가 근본적으로 재편될 것이며, 매년 수십억 달러의 방위비 지출로 수혜를 입는 방위산업체와 의회의 거센 반대에 맞닥뜨릴 것으로도 내다봤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적대국으로 분류한 러시아·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원한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밝히는 것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그는 12일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개시를 비롯해 상호 방문 등을 합의했다. 미·러가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패싱'하고 러시아와 종전을 담판짓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에 각국은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밖에 연간 85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방비는 사실상 중·러를 압도하는 만큼, 양국이 국방비 삭감에 동의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도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국방예산으로 약 1조6655억 위안(약 2300억 달러)을 책정했다. 러시아의 2024년 국방 예산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상당히 증가했지만 여전히 미국의 절반 남짓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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