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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24분: 핵전쟁으로 인류가 종말하기까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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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5-02-1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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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부 사진문학동네
24분: 핵전쟁으로 인류가 종말하기까지 [사진=문학동네]
 
24분: 핵전쟁으로 인류가 종말하기까지=애니 제이콥슨 지음. 강동혁 옮김. 문학동네.
 
“우리 모두가 면도날 위에 앉아 있는 셈이다.”
 
미국의 탐사 보도 전문 기자 겸 작가인 저자는 15년간의 자료 조사, 수백 건의 독점 인터뷰 등을 통해 핵전쟁이 얼마나 나쁘게 끝날 수 있는지를 현실감 넘치는 묘사로 그린다.
 
‘지정학적 스릴러’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24분 만에 핵폭탄이 미국에서 터지고 한 시간 만에 인류 역사상 최악의 비극으로 치닫는 상황을 보여준다. 시나리오는 북한이 1메가톤 열핵탄두를 장착한 화성-17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미국 워싱턴DC를 향해 발사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첫 번째 핵미사일이 발사된 지 한 시간 만에 미국과 한반도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핵 공격을 받는다. 특히 대한민국은 오산 공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서울 중심부가 1만기 이상의 포탄과 240밀리미터 구경 로켓 등 엄청난 규모의 폭격으로 잿더미가 된다.

핵전쟁은 두 시간도 채 안 되어 끝난다. 그러나 북반구 대부분이 파괴되고, 낙진으로 사람이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며 지구는 '핵겨울'이라 불리는 새로운 공포로 접어든다.
 
수십 년간 탐사 보도 전문 기자로 활약한 저자는 미국 대통령 자문위원,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 장관, 토머스 셸링 등 핵개발 관련 과학자, 리언 패네타 전 CIA 국장 등 관련 기관 인사, 공무원, 군인 등 수십 년 동안 핵전쟁을 계획한 인물들과의 독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하는 시나리오는 놀랍도록 생생하게 핵전쟁의 실황을 포착해 낸다.
 
특히 저자는 핵무기 발사 권한이 오직 미국 대통령 단 한 사람에게만 집중된 현실을 우려한다. 전문가 다수가 ‘허무주의적 광인’ 한 명만 있으면 핵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는 것이다.
 
"핵전쟁은 미친 짓이다. 내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인터뷰한 모든 사람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모든 사람이. 핵무기 사용의 전제 자체가 광기다. 이건 비합리적인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 (394쪽)
 
세이빙 어스 사진
세이빙 어스 [사진=말하는나무] 

세이빙 어스=캐서린 헤이호 지음. 정현상 옮김. 말하는나무.
 
기후과학자인 저자는 일반인도 기후위기에 맞서 의미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며, 기후변화를 주제로 대화할 것을 조언한다. 대화를 시작하면 해결책의 실마리를 찾게 되고, 더 나아가 기후행동을 실천하며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테드 토크 강연에서 시작됐다. 저자는 이 강연에서 “기후 위기는 단지 북극곰이나 먼 미래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우리가 마시는 물, 우리가 집이라고 부르는 장소에 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저자는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2만 6500가지 독립적인 증거 가운데 핵심적 내용, 기후위기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의 심리, 진보와 보수 가치관에 따른 태도, 정보 과잉이 가져오는 역기능 등 기후과학과 관련된 흥미로운 내용들을 재치 있는 글솜씨로 들려준다.
 
"놀랍게도 정치적 편견 때문에 사람들이 단순한 팩트(진실한 정보)마저 수긍하지 않는 것을 나는 수없이 봐왔다. 그 단순한 팩트는 기후는 변화하고 있고, 인간에게 책임이 있으며, 그 영향이 매우 심각하고, 바로 지금 기후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11쪽)
 
불통 독단 야망 사진21세기북스
불통, 독단, 야망 [사진=21세기북스]

불통, 독단, 야망=스티브 테일러 지음. 신예용 옮김. 21세기북스.
 
‘간디는 왜 히틀러를 막을 수 없었을까?’
 
심리학자인 저자는 ‘무솔리니도 설득했던 간디가 왜 히틀러와 제2차 세계대전은 막을 수 없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잔인성이 강하면서 공감 능력이 없는 인물들을 '초단절형 인간'(hyper disconnected person)이라고 명하고, '불통 리더십'으로 상징되는 '초단절형 리더'들의 파괴적 심리 패턴을 들여다본다. 

책에는 정치, 경제, 종교 등 각 분야별 '초단절형 리더'에 대한 분석이 담겨 있다.
고대 문명부터 현대 사회까지 역사 속에서 발견된 불통, 독단, 야망으로 가득 찬 리더들의 공통 특성을 살펴보고, 그에 대응했던 움직임들도 소개한다. 특히 저자는 초단절형 리더들은 자신의 권력과 부를 지키기 위해 다수에게 끊임없이 단절의 가치를 강요한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저자는 지금까지의 사회시스템을 '연결'이라는 개념을 통해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사회가 진화하면서 점차 단절되고 분열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이로 인해 사람들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강한 권력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단절형 인간은 교활하고 카리스마가 강하기 때문에 선거에서 이기는 데 능숙하다. 이들은 거리낌 없이 거짓말을 하고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며 무자비하게 상대를 깎아내린다. 그리고 일단 초단절형 리더가 권력을 잡으면 민주주의를 파괴할 위험이 있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믿기는커녕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리고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자신의 권위에 한계가 생긴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그래서 민주주의를 훼손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 (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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