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의 프로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녀인 카이 트럼프왼쪽 두 번째부터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프로 골퍼 로리 매킬로이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초록색 우산을 들고 있다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4/20250214113536738052.png)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회동하면서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건립 움직임이 급물살을 탔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인한 북미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트럼프 정부는 본인의 1호 정책인 '관세'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조치로,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2025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의 프로암 대회에서 트럼프 주니어와 딸이자 골프 선수인 카이 트럼프, 골프 스타 로리 매킬로이(세계 랭킹 3위)와 동행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와 골프장을 걷거나, 별도로 마련된 다이닝룸에서 2~3시간 함께 머물며 다양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친구이자 정치 신인이었던 J.D. 밴스 부통령을 아버지의 '러닝메이트'로 발탁한 인물이다. 그만큼 트럼프 2기 정책의 핵심과 주요 인선에 깊숙이 개입해있다는 의미다. 정 회장과 그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전개할 사업의 주요 방향에 대한 얘기와 조언, 덕담이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브 앤 테이크' 협상 방식을 선호하는 만큼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제철소 건립이 계획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수출하는 차량 강판의 100%를 현대제철에서 조달하고 있다. 한국산 철강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원가 경쟁력과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현대제철은 미국 남동부 지역에 전기로 방식의 제철소 건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만든 철강은 현대차의 미국 조지아주·앨라배마주 공장과 멕시코 공장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하는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올 초 "미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는 지난달 현대제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도 확인이 됐다. 현대제철은 연내 부지를 확정한 뒤 2029년 제철소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미국 현지 제철소 건설 계획이 확정되면 연간 수백만 톤 규모에 투자금도 10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밖에 현대제철은 미국 조지아에 스틸서비스센터(SSC) 건설도 추진하는 등 대대적인 미국 인프라 투자를 예고했다.
백악관이 현대차그룹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실제 미국 백악관은 현 정부의 관세 정책 정당성을 설명하며 삼성, LG등과 함께 현대차그룹을 대표적으로 소개했다. 백악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철강, 알루미늄 관세를 통해 미국 전역에 투자붐이 일었고, 100억 달러 이상이 새로운 제철소 건립에 투입됐다"면서 "최근 현대제철도 미국에 제철소 건립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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