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기도](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4/20250214141122305544.jpg)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4일 광주경영자총회 특강을 드물게 '아버지'에 대한 얘기로 시작했다.
김 지사는 먼저 빛이 바랜, 찢어진 가족사진 한 장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 지사의 아버지는 33세, 김 지사가 11살에 작고했다. 32살에 홀로된 김 지사의 어머니가 4남매(김 지사가 맏이)를 홀로 키웠다.
김 지사는 "언젠가 한 번 옛날 서류를 뒤적이다가 아버지의 일기장을 본 적이 있다. 날짜가 단기 4293년(서기 1960년) 3월 11일이었다"면서 아버지의 일기장 내용을 공개했다.
김 지사는 "조그만 노트에 빼곡히 적힌 아버지의 일기를 봤더니 이렇게 쓰셨더라"면서 일부내용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1958년도에 4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는데 저희 고향(충북 음성)에서 출마한 민주당 후보를 위해 죽을 힘을 다해서 뛰었다는 일기였다. 하루에 7, 8곳을 다니고, 만나는 사람마다 코가 땅에 닿도록 '돈 없고, 빽 없고 권력 없는 민주당 후보가 불쌍하지 않냐. 찍어달라'고 선거운동을 하셨다고 한다. 비가 와도 옷이 젖는지 모르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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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는 "자유당 시절 충청북도에서 민주당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척박한 환경이었을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아버지는 아주 '열혈 민주당원'이셨다"고 했다.
그런데, 기적적으로 그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이겼다고 한다. 승리한 민주당 후보는 국회의원이 되어 서울로 가면서 김 지사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제일 수고 많았다.영원히 못 잊을 거요"라고 고마워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몇 개월 후, 당선자는 자유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일기에는 아버지의 배신감과 분노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게 꿈이냐 생시냐"라는 절실한 심정이 적혀 있었다고 김 지사는 전했다.
일기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병옥 박사가 선거 기간 중 병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의 비통한 심정도 기록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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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는 "어머니도 제가 정계 입문을 고민할 때 ‘정치를 안 했으면 했지만, 하려거든 민주당 가야지. (아버지가) 그렇게 열정과 젊음을 바쳤는데’라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가 이번 강연에서 처음 공개한 가족사에는 민주당과의 깊은 인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가족은 생계를 위해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으로 이사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철거되면서 강제 이주를 당했다.
허허벌판이던 경기도 광주대단지에서 천막을 치고 살던 가족은, 김 지사가 덕수상고 3학년 때 은행에 취직하면서 비로소 천막 생활을 끝낼 수 있었다. 이날 강연에서는 당시 김 지사의 은행 수험표도 공개됐다.
한편 특강을 마친 김동연 지사는 천주교광주대교구청 옥현진 시몬 대주교 면담, 수피아여고 소심당 조아라기념관 방문,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면담 등 광주 방문 이틀째 일정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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