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의 등장으로 인한 기술주 랠리로 중국 증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본토 및 역외(홍콩)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지난 한 달 동안 총 1조3000억 달러(약 1876조8100억원)가 늘어났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딥시크가 촉발한 기술주 랠리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이 맞물리면서 헤지펀드가 수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중국 주식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인도 증시는 성장 둔화, 기업 실적 둔화, 높은 주식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등으로 기록적인 자금 이탈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 추세대로라면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차이나 지수는 3개월 연속으로 인도 지수 수익률을 앞설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딥시크의 등장으로 기술 분야에서 투자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가 이뤄져 예전의 매력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알리바바가 중국에서 아이폰용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플과 협력한다는 소식도 이러한 흐름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캔드리암의 비벡 다완 펀드매니저는 "딥시크 개발이 중국 경제와 시장 부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요소를 종합하면 위험 대비 보상 측면에서 현재 상황에서는 중국이 인도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부연했다.
밸류에이션 차이도 중국 주식시장으로 투자를 이끄는 요인 중 하나다. MSCI 중국 지수 주가는 선행 수익 대비 11배에 거래되지만, MSCI 인도 지수는 약 21배에 거래되고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아시아 최대 액티브 주식 펀드의 지역별 비중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대부분의 펀드가 인도 주식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중국 주식을 추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인도 증시 강세론자들은 최근 조정이 과도할 수 있으며 인도의 장기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자금 흐름의 완전한 반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에 기반을 둔 투자회사 난펑 트리니티의 헬렌 주 전무는 딥시크의 AI 성공이 반복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중장기적으로 어떤 잠재적 수익 창출 기회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도 한동안 주식시장에서는 '중국의 복귀'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5주 동안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약 144조3700억원) 올랐고 홍콩증시에 상장된 대형 기술주 30개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도 강세장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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