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저축은행 간판 사진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7/20250217143834828481.png)
상대적으로 재무구조 등이 탄탄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계열 저축은행 대부분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며 저축은행 업계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부동산 경기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금융당국이 저축은행권에대해 충당금·가계대출 규제 방침을 밝히며 업계에 실적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개 금융지주 저축은행 연간 실적은 111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이 859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가장 컸고, 하나저축은행이 322억원, KB저축은행이 11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신한저축은행만이 179억원 흑자를 냈지만 증가 폭은 전년 대비 줄었다.
이러한 부진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금융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각각 15.49%, 12.14%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9%포인트, 5.57%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불과 1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로 인해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이다.
올해도 저축은행의 적자 폭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전망이 올해도 어두울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11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투자 전망치는 지난 11월에 내놓은 전망치인 -0.7%에서 -1.2%로 떨어졌다. 국내 건설업체가 자금을 조달하는 여건이 더 나빠지고, 부동산 경기도 둔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부동산 PF 자금 경색 여파로 저축은행권에서 매각을 추진 중인 사업장 4곳 중 1곳이 입찰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저축은행중앙회에서 NPL 전문회사를 설립해 업계가 보유한 1조원 규모의 부동산 PF NPL을 처리한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추진 초기 단계로 설립이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PF 고정이하여신 충당금 적립비율을 저축은행별로 최소 50% 이상 유지하라는 방침이 나오며 저축은행권의 대손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또, 저축은행들이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 규제 조치를 받게 된 점도 올해 실적 악화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몇 년간 부동산 PF 부실화를 겪어 기업대출을 줄인 저축은행은 새로운 수익 활로로 가계대출에 주력하고 있는데 해당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충당금 적립이 계속 늘고 있어 적자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부실 채권 정리를 위한 NPL투자사 설립이 대책으로 나오고 있는데 출자 방식 논의, 금융당국 허가 등의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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