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서비스(IFS) 부문 지분 20%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 대만 경제일보는 TSMC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분사 예정인 인텔의 IFS 관련 주식 지분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밝혔다.
소식통은 기술 평가를 통한 지분 교환 방식이거나, 실제 현금 투자를 통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 형태와 금액 등 세부 사항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가 TSMC를 압박하는 주목적이 인텔의 웨이퍼(반도체 제작의 바탕이 되는 원판 모양의 기판 소재) 제조 능력을 향상하면서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의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IFS는 이를 통해 퀄컴과 브로드컴과 같은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 미디어텍이 이끄는 대만 집적회로(IC) 설계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제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미국 업계의 IC 설계 지위를 확고히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4일 TSMC가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인텔 공장의 지분을 인수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15일 TSMC에 이어 브로드컴도 인텔의 사업 부문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것이 현실화하면 미국 반도체 상징인 인텔 둘로 쪼개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국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하기 전에는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었지만, 대만이 우리 칩 사업을 빼앗아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사용하는) 반도체가 대부분 대만에서 생산되고, 약간 한국에서 생산된다"며 "우리는 그 회사들이 우리나라에 오기를 원한다"며 미국 내 반도체 제조업 부흥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