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공천 개입 사건에 관한 수사가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된 가운데 핵심 인물인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야당은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소환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명씨의 법률 대리인 남상권 변호사는 전날 '김건희와 마지막 텔레그램 통화 48분'이라는 제목의 통화 복기록을 공개했다.
복기록에서 김 여사는 명씨에게 김상민 전 대전고검 검사가 경남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이 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검사는 현직 신분이던 지난해 1월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출마 의지를 밝혔지만, 컷오프(경선 배제)됐다.
그러면서 "명씨는 김영선 의원 당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데, 지역구 국회의원에 김 검사가 갑자기 내려온다는 얘기를 듣고 서로 간에 의견 충돌이 있던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김 여사는 지난 대선 때 명씨가 윤석열 당시 후보자에게 불법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한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의혹을 수사하던 창원지검은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넘겼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하는 것을 보고 김 여사를 소환할 의지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김 여사뿐만 아니라 명씨와 관련 있다고 얘기되는 많은 대선 주자급 주요 정치인도 부르려는 의지의 표현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도 같은 방송 인터뷰에서 김 여사 소환에 대해 "검찰 수사에서 제출된 증거, 검찰에서 확보된 여러 사실에 대해 당사자들 누군가는 진위를 판단받고 해명하고 조사를 받지 않겠나"라며 "그건(소환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당연히 수사권이 있는 기관에서 이미 제기된 의혹과 여러 가지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 수사에 누구든 불응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은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비롯해 공직선거 또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의 여론조사 결과 조작 의혹, 여론조사 결과 무상 제공 의혹,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에 관한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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