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주력산업 쑥대밭 우려] K칩스법 통과 이튿날 관세폭탄 예고···"치명적 피해", "영향 제한적" 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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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5-02-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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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수출 비중 7% 수준···"대만 TSMC 겨냥, 속내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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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반도체 업계가 안도한 것도 잠시뿐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 투하가 예고되며 위기감이 재고조되고 있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에 실제 관세가 부과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과 대미 수출 비중이 크지 않고 국산 반도체 대체재도 마땅치 않아 피해는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 혼재돼 나온다. 

19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 질문에 "25% 이상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전날 반도체 기업 세액공제율 상향 조정을 골자로 한 K-칩스법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통과를 환영하던 업계 분위기는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도체 수출 호조세를 기대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1419억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수출에서 20% 이상을 책임졌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수출이 확대되면서 올해 초 전망도 밝았으나 트럼프 관세 폭탄이라는 초대형 암초를 맞닥뜨렸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반도체에 25% 이상 관세가 부과된다면 치명적일 것"이라며 "현재 대중 반도체 수출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미 수출 물량에 관세까지 부과되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카드가 대만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송 연구원은 "미국이 대만 TSMC의 투자에 불만을 느끼면서 최근 무기 구입 요구 등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세 부과 여파가 한국까지 미친다면 당장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관세 부과 기준과 범위 등이 확정되지 않아 직간접적 영향은 좀 더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전체 반도체 수출 중 미국 비중이 7%대에 불과해 피해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안기현 반도체협회 전무는 "25% 이상 관세를 부과한다면 미국도 원가 부담이 커진다. 결국 (반도체) 보조금을 축소·폐지해도 미국에 더 투자하라는 협박용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기준 북미로 향하는 수출은 7%가량으로 (비중이) 작다. 영향은 받겠지만 실제 관세 부과 여부 등 향후 세부적인 사안을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7.5%였다. 중국(32.8%), 홍콩(18.4%), 대만(15.2%), 베트남(12.7%)보다 낮은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발효까지 일정 기간을 두거나 단계별로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발언했다. 기업들이 생산 기반을 미국으로 옮길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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